1회 실점잦은 류현진, 과연 징크스일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9.24 10: 16

최근 류현진(26,LA 다저스)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말은 '1회 징크스'다. 그도 그럴 것이 13승 7패 평균자책점 3.03으로 호투하고 있는 류현진이지만 1회에는 평균자책점 5.14로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 14개의 피홈런 가운데 절반인 7개가 1회에 나왔다. 또한 류현진은 28번의 선발등판 가운데 1회에 10번 실점을 했다.
사실 1회에 실점이 몰려있는 건 좋은 쪽으로 해석하기 힘들다. 상대팀에 흐름을 넘겨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류현진의 잦은 1회 실점은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징크스일까.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들의 성적을 보더라도 류현진 혼자 겪는 징크스와는 거리가 멀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대부분의 투수들이 1회에 가장 고전한다.

올 시즌 다저스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3.13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1회 팀 평균자책점은 3.98로 고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다저스 뿐만 아니다. 올해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은 3.88인데 1회 평균자책점은 4.23을 기록했다. 연장 이닝을 포함, 모든 이닝 가운데 가장 많은 점수가 났던 게 바로 1회다.
왜 투수들은 1회 특히 약한 모습을 보여줄까. 한국 프로야구의 한 투수는 "몸이 덜 풀려서 그렇다"고 말했고, 다른 투수는 "1번 타자부터 상대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둘 다 정답에 가까운데 특히 후자쪽에 무게가 실린다.
각 타순의 타자들은 각자 역할이 있다. 1번타자는 출루에 능해야 하고, 4번타자는 장타력을 갖춰야 한다는 건 야구 상식이다. 이러한 상식이 통용되는 건 1번타자가 선두타자로 나설 때다. 즉 타순은 1회에 가장 효과적인 공격력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투수에게 1회가 까다로운 이유다.
선수 본인이 이를 징크스로 받아들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류현진은 1회 점수를 허용하는 일이 잦아지자 "거기에 더 신경을 써서 던진다"고 했다. 하지만 1회 폴 골드슈미트에게 투런포를 맞고 완투패를 기록했던 지난 17일 애리조나전 이후 "(1회 징크스에) 신경쓰다보니 너무 힘이 들어갔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선다. 어쩌면 류현진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 될 가능성도 있다. 류현진은 1회 실점을 피하는데 집중하는 것보다 전체 경기에서 최소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는데 주력하는 편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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