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현정에 이어 최지우도 '무표정 연기'로 승부수를 내걸었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에서 여주인공 최지우는 감정 없는 무뚝뚝한 말투와 딱딱한 표정,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태도로 '수상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극 중 최지우가 맡은 역은 어느 날 갑자기 엄마를 잃은 4남매의 집에 들어오는 가정부 박복녀. 아내를 잃고 4남매를 키우게 된 은상철(이성재 분)은 무기력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고, 집은 엉망진창이었다. 여기에 어질러진 집안을 순식간에 예전의 모습으로 바꿔놓고, 4남매에게 엄마의 손맛을 빼닮은 식사를 만들어준 기막히면서도 미스터리한 최지우 가정부가 등장한 것이다.

'살인을 시키면 진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무서운 사람'이란 평을 들을 정도로 서늘한 포스를 지닌 알 수 없는 여자 박복녀를 최지우는 그 만의 사랑스러움을 벗고 시종일관 무표정한 연기로 표현해냈다. 도저히 생각이나 감정을 잃을 수 없는, 베일에 감춰진 얼굴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앞서 방송됐던 MBC '여왕의 교실'의 고현정과 KBS 2TV '직장의 신'의 김혜수를 떠올리게 했다. 이 세 드라마들 모두 일본드라마 원작에 독특한 여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란 공통점이 있다.
특히 가정부 최지우는 시크한 무표정에도 코믹함이 있었던 김혜수보다도 서늘하고 때로는 소름끼치기까지 한 카리스마를 동반한 무표정 일색이었던 고현정의 얼굴과 연기를 떠올리게 했다.
연기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이런 다소 연극적인 캐릭터에서는 '섬세한 연기'가 관건이다. 무표정한 얼굴로 시청자들을 감정 이입 시켜야 하는 만큼 눈썹 떨림 하나, 입술의 마찰, 주름의 이용 등과 목소리의 톤 하나 하나가 상당히 중요하다. 그 만큼 배우는 돋보이거나, 혹은 불편하거나 양날의 칼을 쥐게 된다.
그동안 드라마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스타의 연인' 등에서 청순가련형의 주인공이나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을 연기해왔던 최지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멜로퀸' 이미지를 벗었다. 첫 방송만으로도 일단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한 그가 그 만의 독특하고 수상한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일본드라마 '가정부 미타'를 원작으로 한 '수상한 가정부'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가족이 표정과 감정 없이 웃지도 않는 박복녀를 가정부로 맞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가족 간의 화해와 치유, 사랑을 그려나갈 예정이다. 지난 2011년 NTV에서 방송된 '가정부 미타'는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 일본 드라마 역대 시청률 순위 3위에 오르며 큰 인기를 모은 바 있어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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