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 이어 MBC가 평일 오후 11시대에 단막극을 편성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일 오후 11시대는 지상파 3사가 너나 할 것 없이 예능프로그램을 배치하는 시간대. 예능프로그램이 아닌 프로그램도 지상파 3사의 간판 다큐멘터리나 시사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시청률과 공익성 두 마리를 잡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그만큼 평일 오후 11시대는 주말 오후 6시대와 함께 대표적인 프라임 시간대. 그런데 최근 지상파 3사가 연이어 단막극을 이 시간대에 편성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KBS가 지난 6월부터 단막극인 ‘드라마 스페셜’을 수요일 오후 11시대에 방송하는데 이어 MBC는 다음 달부터 목요일 오후 11시대에 10편의 단막극을 순차적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단막극은 신입 작가와 PD를 육성하고 발굴하는 한편, 시청자들에게는 참신한 소재와 완성도 높은 작품을 안겨준다는 장점이 있다. 수년간 단막극을 정규 편성하지 않은 MBC와 SBS 내부적으로 단막극 부활 움직임이 끊임 없이 있었던 것도 단막극의 사회적인 순기능이 있기 때문. 그럼에도 낮은 시청률로 인해 그동안 지상파 3사로부터 외면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올해 들어 단막극이 잇따라 프라임 시간대를 차지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단막극의 완전한 부활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단막극이 프라임 시간대를 노리게 된 배경에 예능 프로그램의 갑작스러운 폐지가 시발점이 됐기 때문. ‘드라마 스페셜’은 ‘두드림’의 폐지 빈자리를 채웠으며, MBC 단막극은 목요일 오후 11시대에 방송되던 ‘화수분’으로 편성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프라임 시간대를 차지했지만 두 방송사 모두 예능프로그램의 폐지로 인한 ‘땜빵 편성’의 시선을 벗기엔 쉽지 않다.
더욱이 단막극이 프라임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쟁쟁한 예능프로그램과 쉽지 않은 경쟁을 펼치고 있다. 과연 프라임 시간대를 꿰찬 단막극이 작품성 하나로 안방극장을 사로잡는 블루칩이 될지, 아니면 불운의 땜빵 편성에 그칠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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