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송창현 트레이드, 이젠 욕 안하겠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9.24 17: 01

"처음 트레이드할 때만 해도 왜 하냐고 하더니만…, 이제는 욕 안 하겠지".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오랜만에 웃음꽃을 피웠다. 김응룡 감독은 24일 대전 넥센전이 우천 연기된 가운데 최근 호투를 거듭하고 있는 송창현에 대해 "지금 이게 잘하는 건가. 아직 멀었다"고 말문을 뗐다. 하지만 김 감독의 입가에는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송창현은 올해 28경기에서 2승7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9월 이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4 피안타율 1할4푼5리로 특급 피칭을 펼치며 한화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승운이 없을 뿐 투구내용만 보면 9월을 통틀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 겨울 장성호를 트레이드 카드로 쓰며 롯데에 지명된 송창현을 데려온 김응룡 감독은 "지금 이게 잘 하는 건가? 난 잘 모르겠다. 이것보다 더 잘해야 한다. 올해는 실망스럽다"며 마음에도 없는 쓴 소리를 하더니 "잘 한다고 평가해주니 다행이다. 처음 트레이드 할 때만 하더라도 왜 하냐고 욕하더니만 이제는 욕 안 먹겠다. 조금 안심이 된다"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김 감독은 트레이드 당시 상황에 대해 "장성호가 나이도 있고, 포지션도 중복돼 있었다. 김태균·최진행·김태완 모두 지명타자를 칠 수 있는 타자들이라 장성호와 자리가 겹쳤다. 모험이 아니었다"며 "송창현을 트레이드로 데려온 뒤 롯데 스카우트에서 아쉬워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김 감독은 "2년 전 제주도에서 송창현을 처음 봤다. 경기는 안 보고 캐치볼이랑 불펜피칭하는 것을 유심히 봤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송창현도 "제주도에서 동계훈련할 때 김응룡 감독님이 뒤에 앉아서 보셨던 게 기억 난다. 다른 선수들은 안 보고 내가 던지는 것만 보셨다"고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지금은 그때보다 못하다. 당장 뱃살부터 집어 넣어야 한다. 좀처럼 러닝하는 모습을 못봤다"고 이야기했다. 그때 마침 송창현이 비 오는 그라운드를 돌며 러닝에 한창이었다. 송창현 역시 "대학 3학년 때는 배가 이렇게 나오지 않았다. 4학년 넘어가는 겨울에 라면을 많이 먹어서 이렇게 됐다. 감독님 말씀대로 나 역시 뱃살을 빼야 한다고 생각한다. 뱃살이 안 나왔을 때 공이 가장 좋았었다"고 인정했다. 
김 감독은 "송창현 말고 또 하나의 비밀 병기를 숨겨놓았다"고 귀띔했다. 김 감독이 한화 부임 후 단행한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가 2명인데 한 명이 송창현이었고, 또 하나가 바로 이상훈을 내주고 삼성에서 받아온 우완 투수 길태곤이다. 김 감독은 "내년에 길태곤이 어떻게 하는지 보라"는 말로 기대감을 살짝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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