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1위를 향한 살얼음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삼성이다. 눈앞에 있는 적에 집중하려고 노력하지만 자신들을 따라오는 경쟁자들의 결과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류중일 삼성 감독의 농담에도 그런 복잡한 시선이 담겨져 있었다.
23일 대구 한화전에서 승리를 거둔 삼성은 70승47패2무(.598)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결정된 것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됐다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2위 LG와의 승차가 반경기라 1위를 장담할 수 없는 형국에서 4위 두산과의 승차도 3.5경기로 산술적인 추월의 위협을 가지고 있다. 2~4위 팀들의 경기 결과에 민감한 것은 당연하다.
류중일 감독의 농담에도 이런 삼성의 분위기가 담겨져 있었다. 류 감독은 24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취재진에 넌지시 LG의 경기 일정을 물었다. LG는 25일 대전에서 한화와 경기를 치른 뒤 28일부터 잠실에서 순위싸움에 향방을 가를 중대한 3연전을 치른다. 28일에는 넥센, 29일에는 삼성, 30일에는 두산과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LG가 이 3연전에서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따라 1위 싸움 및 정규시즌 최종 순위표는 요동칠 수 있다. 류 감독도 이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서 “LG가 어디에 포인트를 맞출까?”라고 취재진에 농담 섞인 질문을 던졌다. 2위 수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자신들을 따라오는 넥센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1위 탈환이라면 삼성전에 올인할 수도 있다.
물론 류 감독이라고 해서 특별한 답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류 감독은 “LG 감독이라면 어떻게 하시겠느냐”라는 취재진에 질문에 “매 경기를 다 잡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다른 팀의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일단 자신들부터 승리를 챙겨 도망가겠다는 의지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 삼성은 24일 문학 SK전에 윤성환을 내 선두 사수에 나선다. 시즌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SK는 여건욱이 선발로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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