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에 농구하는 우사인 볼트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바로 대체선수로 합류한 아터 마족이다. KCC는 24일 용인 마북리 KCC체육관에서 벌어진 서울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접전 끝에 79-74로 이겼다. 타일러 월커슨이 비자문제로 일본으로 자리를 비운사이 마족은 풀타임을 뛰면서 24점, 14리바운드, 4블록슛으로 활약했다.
마이클 더니건과 마족의 정면충돌은 볼만한 흥행카드였다. 운동능력과 체격조건이 월등한 두 선수는 시종일관 접전을 펼쳤다. 김승현의 패스를 받은 더니건이 앨리웁 덩크슛을 꽂자 곧바로 마족이 응수했다. 덩치는 탱크 같았지만 플레이는 마치 전투기 같은 공중전이었다.

경기 후 만난 마족은 플레이가 인상적이라고 칭찬하자 “삼성은 두 선수가 교대로 뛰면서 40점을 넣었지만 난 혼자 상대했다. 상대를 신경 쓰지 않고 동료들을 도왔다”며 더니건과의 대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마족은 농구선수로서 삐쩍 마른 체형이다. 육상이나 배구가 더 어울린다. 하지만 탄력과 스피드는 매우 뛰어났다. 마족은 “어릴 적에 배구와 축구를 했다”고 비결을 밝혔다. 우사인 볼트를 닮았다고 하자 웃으며 번개포즈를 취해보였다.
외국선수들은 보통 자기득점을 먼저 챙기게 마련. 하지만 마족은 외곽의 강병현, 박경상 등에게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패스를 뿌려줬다. 반면 본인이 해결해야 할 순간에도 다소 주저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 마족은 “우리 선수들이 다 외곽슛이 좋아 살려주려고 했다. 내 임무는 수비와 리바운드”라고 밝혔다.
종료 2분을 남기고 삼성의 추격이 거셌다. 이 때 마족은 동료들을 불러 모아 “투미닛, 디펜스, 렛츠고”라며 간단명료하게 팀을 이끌었다. 외국선수가 한국선수들을 되려 리드하는 모양새였다. 그는 “KCC에 와서 리더 역할을 맡았다. 2분 남기고 선수들에게 뭉치자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허재 감독은 마족의 운동능력에 대체로 만족했다. 하지만 1:1 플레이에 적극적이지 못한 부분에는 “아직 멀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마족은 “내 별명이 AM이다.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운동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KCC가 명문이지만 작년에 최하위였다고 들었다. 올 시즌 일단 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면 우승까지 목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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