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꼴찌 전주 KCC가 달라졌다. 이제 만만히 봤다간 큰 코 다친다.
KCC는 24일 용인 마북리 KCC체육관에서 벌어진 서울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접전 끝에 79-74로 이겼다. 두 팀은 연습경기라고 사정 봐주지 않고 풀전력을 모두 돌렸다. KCC에서 외국선수 타일러 월커슨이 비자문제로 빠졌다. 삼성은 손가락 부상을 당한 황진원을 제외한 주축선수 대부분이 투입됐다.
박경상, 강병현, 김효범으로 이어지는 KCC의 1~3번 라인은 공격력이 나무랄 데가 없었다. 허재 감독의 잦은 꾸중을 듣는 박경상은 그만큼 경기운영이 안정됐다. 강병현은 자신보다 작은 이정석을 상대로 자신 있게 공격했다. 외국선수 아터 마족은 짐승 같은 운동능력으로 골밑을 지배했다. 노승준도 지난 시즌보다 노련해졌다. KCC는 더 이상 꼴찌로 무시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었다. 게다가 자리를 비운 월커슨의 실력은 마족보다 한 수 위로 알려졌다.

허재 감독은 경기 내내 선수들에게 레이저 눈빛을 쐈다. 하지만 고함치는 빈도는 확연히 줄었다. 그만큼 선수들이 알아서 잘하기 때문이다. 공 들여 키운 비밀무기도 있었다. 바로 연세대 졸업 후 빛을 보지 못했던 장민국이었다. 장민국은 4쿼터 종료직전 결정적 3점슛을 꽂는 등 11점을 올렸다. 허재 감독은 “장민국은 이제 시작이다. 더 해야 된다”면서 만족하지 않았다. 채찍질을 가한 만큼 성과를 내준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KCC는 13승 41패로 최하위에 그쳤다. 그 결과 KCC는 오는 30일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지명을 바라보고 있다. 1순위 지명권을 가질 확률이 23.5%다. 내심 김종규를 뽑아 마지막 퍼즐을 채우길 바라고 있다. 하승진, 전태풍, 코트니 심스 등 뽑기만 하면 1순위가 걸리는 허재 감독은 “허허. 가봐야 알지. 순위가 나오는 대로 뽑아야지”라면서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KCC가 바람대로 김종규를 데려간다면 올 시즌 프로농구 판도는 그야말로 예측불가능한 혼돈으로 빠질 전망이다. KCC가 올 시즌 태풍의 핵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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