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의 속편이 12년 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친구’는 지난 2001년 개봉해 8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전국에 부산 사투리 열풍을 일으킨 히트작. 이 작품을 통해 배우 장동건이 원톱 배우로 우뚝 섰고, 조폭 영화 신드롬이 충무로에 불기도 했다.
연출자 곽경택 감독은 ‘친구’ 속 인물들의 17년 후 이야기를 담은 속편 ‘친구2’를 전편에 출연한 배우 유오성과 신예 김우빈, 그리고 새 얼굴 주진모 등과 함께 만들며 또 한 번 흥행 신화를 노린다.

24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간절곶에서 열린 ‘친구2’ 크랭크업 보고회에서 곽 감독은 “무더운 여름 촬영을 마치고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게 감개무량하다. ‘친구2’를 굳이 안 만들겠다고 결심한 건 아니지만 또 만들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며 벅찬 감회를 드러냈다.
그는 “‘친구’ 이외에는 그간 19세 미만 관람가 영화만 찍다가 다시 본격 느와르 장르를 만들게 됐다”며 “훨씬 더 비장한 각오로 찍었다. ‘친구’만큼 재밌을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잘 찍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끔 최선을 다했다”는 말로 12년 만에 ‘친구2’ 메가폰을 잡은 기쁨을 전했다.
현재 충무로는 한국 영화 특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 극장가 대목인 지난 8월 2000만을 넘는 관객이 한국 영화를 택한 데 이어, 명절 연휴가 있는 9월에는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한국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친구2’ 역시 전편의 흥행 기록과 더불어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대박을 노릴 법도 하지만 곽 감독은 “‘친구’의 관객수는 워낙 센세이셔널했다”고 선을 그으며 “‘친구2’의 관객수는 요즘 한국 영화들이 잘 되고 있고, 또 열심히 한 만큼 그대로 얻을 거라 생각하며”며 성급한 기대는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번 영화에서 곽 감독은 전편에 출연한 배우 유오성을 속편에서 또 다시 낙점하며 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친구’에서 동수(장동건)를 죽이고 복역한 준석(유오성)이 감옥에서 만난 동수의 아들 성훈(김우빈)을 조직원으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게 이번 ‘친구2’의 스토리다.
그간의 불화설을 딛고 12년 만에 곽 감독과 다시 의기투합한 유오성은 “12년이 지난 시점인데 성숙한 모습이 전달돼야 할 텐데 하는 걱정들이 있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작업했다”며 부담감과 함께 설레는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농담 아닌 농담으로 그런('친구3' 제작) 이야기를 했었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고 함께 출연한 김우빈 씨도 나이가 들어갈 거다. 우리 작품이 열린 구조인데 나중에 그런 기회 열리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다”며 3편에도 출연할 의사를 밝히는 것으로 이 시리즈 원조 출연자다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오성과 함께 스토리를 이끄는 김우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스크린 주연을 맡으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전편에서 장동건이 연기한 동수 캐릭터의 아들 성훈 역으로 ‘친구2’에 합류한 그는 “‘친구’는 학창시절 가장 재밌게 본 작품 중 하나다. 나의 첫 영화출연작으로 ‘친구’ 속편을 만나게 돼서 영광스럽다. 부담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했다”며 ‘친구2’에 합류한 소감을 말했다.
이 작품을 위해 김우빈은 무술 연습과 함께 몸무게를 찌우는 등 동수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애썼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동수라는 인물이 지닌 날렵한 모습을 몸에 베게 한 점이다. 김우빈은 “주변 사람들이 해준 말인데 내 눈빛이나 행동, 말투가 날카로워졌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조금은 극중 인물인 성훈이와 가까워졌나 싶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친구2’를 통해 새롭게 합류한 주진모는 당초 카메오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비중이 늘어 유오성, 김우빈과 함께 주역으로 이름을 올리는 게 무안치 않은 상황이다. 1960년대를 주름잡은 준석의 아버지 철주 역으로 출연한 그는 “감독님께서 처음에 1주일만 빼달라고 해서 그 정도면 기름값 정도만 받고 하려고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콘티북을 작성하시는 걸 보고 보통 카메오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너무 진한 우정을 담으셨더라”며 웃었다.
카메오 출연이었지만 주진모는 ‘친구2’를 위해 몸무게를 7,8kg 가량 찌우고, 고난도 액션 장면을 소화하는 등 영화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영화는 촬영을 모두 마친 상황으로, 전편이 부산에서 주로 진행됐다면 이번 속편은 울산에서 대부분의 장면을 완료했다. 곽 감독은 이와 관련해 "울산에서 촬영을 진행하며 새로운 로케이션 장소로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크랭크업 한 ‘친구2’는 현재 후반 작업 중으로, 올해 하반기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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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