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굿 닥터'의 주원이 회가 지날수록 성장하고 있다. 유약하고 서툴렀던 그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길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주원은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굿 닥터' 16회에서 환아를 해치기 위해 나타난 살인범을 제압하고 이에 놀란 환아를 안심시키는 서번트 증후군을 지닌 의사 박시온으로 분했다. 이 뿐 아니라 영리병원을 만들겠다는 부원장 강현태(곽도원 분)의 의견에 반대했으며, 두렵기만 하던 아버지 박춘성(정호근 분)을 찾아가 몰래 이불을 여며줬다.
박시온은 드라마 초기 매우 불안정한 인물이었다. 그가 가진 것은 남들보다 뛰어난 암기력과 의사가 되기 위한 천부적인 감각이었다. 그러나 박시온은 환자들 앞에서 기계처럼 움직이는 기계였다. 그저 환자를 고쳐야 한다는 목표만을 바라보고 한 방향으로만 움직였다. 그렇기에 그런 박시온을 바라보는 김도한 교수(주상욱 분)와 차윤서(문채원 분)은 탐탁치 않은 눈길을 보냈다. 진정한 의사란 의술만 가진 이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박시온은 회가 갈수록 변했다. 드라마 초기 박시온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단단해졌다. 본디 마음만은 따뜻했던 박시온은 의사로서의 자질을 하나, 둘 갖추어 나가며 좋은 의사로 완성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도 박시온은 약한 모습 대신 살인범에게 대항하는 길을 택했다. 살인범을 마지막으로 제압한 간호사 조정미(고창석 분)에게는 감사를 표하는 깜짝 뽀뽀로 병동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병원을 영리화 하려는 부원장에게는 "나쁘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힘들어질 거다. 돈이 없으면 수술도 제대로 받지 못할 거다"며 "아무리 좋은 장비가 있어도 돈이 없으면 병원에 올 수 없다. 살 수 없는 기회가 없어지면 더 슬프게 된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짝사랑하는 차윤서에게 차이고 말았지만 여전히 그의 주변에서 맴돌며 마음을 드러냈다.
박시온은 이날 방송에서 차윤서와 '좋은 의사는 무엇인가'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박시온은 차윤서에게 "병이 사람을 아프게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아프게 하는 것 같다. 그건 못 고치는 것 같다"며 "좋은 의사가 어떤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차윤서는 "유일한 처방도 사람이다. 네가 그렇게 하고 있다. 좋은 사람이 좋은 의사"라고 그의 생각을 내비쳤다. 차윤서의 말처럼 박시온은 의술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인간의 아픔마저도 고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또한 방송 말미 박시온은 평소 친구처럼 지내던 환아가 꿈 속에서 흰 옷을 입고 웃고 있는 모습을 봤다.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에 아침 일찍 환아를 찾았더니 그는 피를 흘리며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제 박시온은 이 환아를 통해 또 한 차례의 시련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가 막바지를 달려가고 있기에 이 시련은 박시온에게 더욱 크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시련 뒤에는 '좋은 의사'라는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꽃이 기다리고 있다. 마치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에 비로소 꽃을 피우는 인동초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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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닥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