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예체능-88올림픽', 스포츠·예능 모두 잡은 모범 답안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9.25 07: 31

전반전은 유쾌했고 후반전은 스릴 넘쳤다. 예능과 리얼한 스포츠 사이에 있던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은 '88올림픽 25주년 특집'을 통해 예능과 스포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88 서울 올림픽이 열린 지 25주년을 기념해 '올림픽 레전드' 김완, 김기택, 현정화, 유남규와 탁구 시합에 나선 멤버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특히 탁구는 88 서울 올림픽 당시 처음 채택된 종목이기에 이는 더욱 뜻 깊었다.
이날 방송의 전반부에는 웃음 포인트가 가득했다. 먼저 제작진이 준비한 '미니 개회식'이 유쾌한 시작을 알렸다. 이 '미니 개회식'에는 어설픈 굴렁쇠 아저씨와 단출한 부채춤 행렬, 어딘가 모르게 코믹한 호돌이 등이 등장했다. 뒤가 터져버린 강호동의 모자까지도 소소한 웃음을 선사했다.

또한 이어 나타난 네 명의 탁구 레전드 선수들은 예능인 못지 않은 감각을 과시했다. 전직 탁구 요정인 현정화는 적극적인 태도로 프로그램에 임했다. 연신 그에게 "원래는 이런 분이 아니었다"고 말하며 웃는 강호동의 말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현정화 외에도 예능에 꽤 익숙한 인물인 유남규와 의외의 웃음을 준 김완, 김기택도 웃음 행렬에 동참했다. 88년의 현장 분위기를 전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레전드들은 멤버들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흥미를 사로잡기 충분했다.
새롭게 출연한 게스트도 '우리동네 예체능'의 완벽한 예능화에 한 몫을 했다. 가수 헨리가 그 주인공이었다. 헨리는 이날 출연한 전 탁구선수들에게 "이 분들이 정말 선수들이냐. 아니면 연기 하시는 분들이냐"고 진지하게 물으며 "선수들이 원래 좀 재미없지 않냐. 너무 재미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게다가 "2분은 진짜고 2분은 가짜다"라며 장난기를 드러내는 이수근의 말에 우남규와 조한성을 지목하며 "가짜 같다"고 판정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또 헨리는 탁구 경기에서 승기가 상대편에게 기울자 "괜히 왔다"며 "대박 스트레스 받고 있다"는 돌직구를 날렸고, 몇 점 득점에 성공하자 의미 모를 영어 감탄사를 내뱉으며 제작진으로부터 '캐나다 오버맨'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후반부 본격적인 탁구 경기가 진행되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결이 이어졌다. 특히 조달환은 과거 박빙의 승부를 보여준 바 있는 서울 상도동 팀의 조한성과 재대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과거 박빙의 10분을 선보였듯 이날 경기에서도 보는 이의 숨을 멈추게 하는 탁구 배틀을 보여줬다. 현정화와 김완의 승부도 예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세기의 대결을 낳았다.
88 서울 올림픽 25주년을 기념해 치러진 이번 경기는 올림픽 만큼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에 앞서 보여준 여러 예능 장치들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하기 충분했다. 이번 '88올림픽 25주년 특집'은 '우리동네 예체능'이 앞으로 걸어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 모범 답안이었다.
mewolong@osen.co.kr
'우리동네 예체능'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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