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재활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표현한다. 매일 반복되는 훈련을 소화하며 그만 두고 싶을때도 많단다. 그래서 엄청난 인내와 노력이 요구된다. 세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은 권오준(33, 삼성 투수)이 1군 복귀를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24일 오전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권오준은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현재 35m 거리의 캐치볼을 소화 중인 권오준은 10월 2째주께 하프 피칭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세 번째 수술을 받았는데 큰 부담은 없다. 앞선 두 차례 수술과 차이가 없고 경험했던 부분도 있으니 수월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포스트 시즌에 뛰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는데 주변에서 '절대 무리하면 안된다'고 만류해 내년 복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

권오준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수술 전보다 컨디션도 좋다. 내년에 아프지만 않으면 된다. 이제는 기량을 확 끌어 올리는 것보다 부상없이 꾸준히 뛰고 싶다. 그게 정말 힘들지만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권오준은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내년 복귀를 준비 중이다. 그는 "150km 이상 던져보고 싶다"고 농담 섞인 한 마디를 던졌다. 제대로 한 번 보여주겠다는 권오준의 의지가 묻어났다.
"수술 후 구속이 빨라지는 게 1년간 열심히 훈련하면서 몸상태가 좋아지고 다른 부위까지 강화돼 자연스레 구속이 빨라지는 것 같다. 나도 그렇게 훈련하고 있고 좋아질 것이라 믿고 있다.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으니 뭔가 나타나야 하지 않겠나. 복귀하자마자 확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시간이 흐르면 땀의 결실을 보여줄 수 있다는 믿음은 확고하다".
아내 박지혜 씨와 두 아들(혁준, 도형)은 든든한 버팀목. 권오준은 "나는 한 번 해야 한다고 마음 먹으면 확실히 한다. 두 번째 수술을 받은 뒤 여러가지 상황이 좋지 않아 솔직히 운동하기 싫었다. 지금은 다르다. 가족들을 보면서 내가 마냥 포기하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열심히 해야 우리 가족들이 좀 더 편하게 살면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2월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소속 구단에 복귀한 뒤 하루도 쉬지 않고 야구에만 몰두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다.
권오준은 팀내 투수 가운데 서열 1위. 삼성 마운드를 이끌어야 하는 중요한 위치다. 하지만 1군이 아닌 재활군에 머무르다보니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해 늘 미안하다. "맏형으로서 빠져 있어 정말 미안하다. 가끔은 후배들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데 내 마음과 다를 수도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삼성의 극강 마운드는 하루 아침에 구축된 게 아니다. 뛰어난 선배들의 가르침을 이어가며 정상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권오준은 "나는 삼성 마운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전통적으로 삼성 투수들은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선후배간에 잘 뭉친다. 후배들도 삼성 투수들의 자부심을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 만큼은 언제나 함께 한다. 고된 훈련을 마치고 집에 오면 TV 중계를 지켜보며 후배들의 선전을 바라는 '맏형' 권오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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