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막고 홈런 기부’, 류현진의 산타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9.25 14: 05

앙헬 파간을 빼고는 천적들을 봉쇄했다. 그런데 대신 자신에게 약했던 타자들에게 안타와 홈런을 줬다. 시즌 커리어하이 홈런을 줬고 상대 투수의 타율을 1할 대로 올려줬다. 호투를 펼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 LA 다저스)은 메탈처럼 마냥 차갑지는 않았다.
류현진은 25일(한국 시간) AT&T 센터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4피안타 6탈삼진 1피홈런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하며 2-1로 앞선 8회말 브라이언 윌슨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날 호투로 류현진은 시즌 14승에 성공한 동시에 평균자책점을 2.97로 낮췄다.
이날 경기에 앞서 류현진은 원정경기와 1회 징크스를 잘 넘어가느냐는 물론 천적들이 포진한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대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 경기까지 헌터 펜스가 류현진을 상대로 11타수 6안타 5타점으로 강점을 비춘 데다 ‘쿵푸팬더’ 파블로 산도발도 11타수 4안타로 강했다.

11타수 5안타의 안드레스 토레스가 부상으로 인해 60일 명단에 올랐고 12타수 5안타를 기록한 마르코 스쿠타로가 선발 라인업에 빠져있었으나 주포 버스터 포지도 류현진 상대 10타수 3안타로 강한 편이었고 리드오프 파간도 3타수 2안타로 강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파간에게 2안타를 내줬을 뿐 나머지 천적을 다 무안타로 잡아냈다. 2회에는 펜스에게 5구 째 직구(92마일, 약 148km)를 던져 삼진을 뽑아냈다.
그러나 옥의 티도 있었다. 5회말 류현진은 토니 어브레유에게 좌월 동점 솔로포를 내줬는데 어브레유는 2007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시즌 커리어하이 기록이 2개인 타자다. 전날까지 통산 홈런이 5개에 불과한 어브레유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류현진이다. 어브레유는 류현진의 2루 째 직구(91마일, 146km)를 자신의 시즌 2호, 통산 6호 홈런으로 선물받았다.
어브레유만 선물을 받은 것이 아니다. 올 시즌 타율 8푼에 불과했던 상대 선발 맷 케인은 5회 류현진을 상대로 유격수 내야안타를 때려내며 타율을 9푼6리로 올렸다. 그러나 류현진은 7회초 선두타자 출격해 곧바로 케인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비록 곧바로 견제사를 당해 덕아웃으로 물러났으나 투수 입장에서는 주고 받기가 확실했다.
자신을 괴롭혔던 천적 중 단 한 명에게 고전했을 뿐 나머지는 다 잡았다. 대신 홈런이 궁했던 타자에게 홈런을 주고 8푼 타율의 투수에게도 안타를 선물했다. 냉정할 때 냉정하되 본의 아니게 따뜻했던 류현진의 25일 호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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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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