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전 맞대결 시리즈에서 지구 라이벌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LA 다저스였다. 이 굴욕을 갚은 선봉장은 단연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26, LA 다저스)이었다. 역투를 선보인 끝에 자신의 14승과 팀의 복수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14승(7패)째를 따냈다. 올 시즌 22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종전 3.03에서 2.97로 끌어내리며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자신에게나, 팀에나 의미가 큰 경기였다. 다저스는 직전 샌프란시스코와의 4연전에서 굴욕을 당했다. 사실상 서부지구 1위가 확정됐던 다저스는 13일부터 16일까지 다저스타디움에서 샌프란시스코와 4연전을 가졌는데 열세 시리즈를 기록했다. 특히 15일 경기가 굴욕이었다. 다저스타디움 역사상 최다 실점을 했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1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선발 리키 놀라스코가 1⅓이닝 7피안타 3볼넷 7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지며 3-19로 크게 졌다. 다저스는 이어 5회 펜스에게 만루홈런, 7회 벨트에게 2점 홈런, 그리고 8회 4안타로 다시 3실점, 그리고 마지막 9회에도 2실점하며 전광판에 상대 득점이 ‘19’까지 올라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펜스는 만루홈런 한 방을 포함해 7타점, 벨트는 6타점을 올렸다.
당시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은 최다 실점 패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곤혹스러운 표정은 역력했다. 이 패배가 팀 분위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한편으로 지역 언론들은 이 패배를 비중 있게 다뤘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기에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또 한 번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을 수도 있었다.
이런 상황을 감안했을까. 다저스도 이날 정예 라인업을 내세우며 만회에 나섰다. 비록 당시만큼 화끈한 승리는 아니었지만 ‘BEAT L.A’를 외친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돌아가는 발걸음을 허탈하게 하는 승리를 거뒀다. 일등공신은 역시 류현진이었다. 7이닝 동안 솔로홈런 하나를 제외하면 거의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잠재웠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천적’ 클레이튼 커쇼 외에도 다저스에 두려워 할 만한 좌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가장 싫어하는 선수 중 하나인 맷 켐프가 결승 홈런을 쳤고 가장 싫어할 선수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보이는 야시엘 푸이그가 선제 솔로포를 쳤다. 다저스로서는 당시 패배의 설욕, 그리고 포스트시즌에 대비한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그 선봉장은 류현진이었다. 이날 호투가 두 배의 의미로 다가온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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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