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 AT&T 돌아온 날, 야유와 환호 교차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9.25 13: 55

브라이언 윌슨(30,LA 다저스).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수호신이었다. 2010년 48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그의 긴 수염은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윌슨은 2012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고, 결국 4월 중순 두 번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올해 재활을 마친 윌슨은 여러 구단의 구애를 받다가 샌프란시스코의 라이벌인 다저스 입단을 발표했다. 윌슨의 다저스 입단에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크게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후반기 다저스 셋업맨으로 굳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윌슨이 25일(이하 한국시간) 이적 후 처음으로 AT&T 파크를 찾았다. 윌슨은 이날 2-1로 앞선 8회말 등판, 1이닝을 2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내고 팀 승리를 지켰다.

수호신의 안방 방문에 샌프란시스코 관중들은 혼란스러워 보였다. 팀에대한 애정과 열기가 둘째 가라면 서러운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 윌슨은 과거 팀을 정상까지 이끌었던 공신이자 팀에 등을 돌린 배신자였다.
때문에 그가 마운드에 오르자 관중들의 반응은 둘로 갈렸다. 우레와 같은 갈채로 그를 환영하는 팬들이 첫 번째다. 다저스 팬들이 힘껏 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팬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윌슨에게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반대도 있었다. 마치 가롯 유다를 바라보듯 악담과 저주를 퍼붓는 관중도 눈에 띄었다. 중지를 치켜세우는 욕은 기본, 더 심한 욕설까지 나왔다. 윌슨의 등판에 AT&T 구장은 다저스를 야유하는 'BEAT LA' 구호가 더욱 크게 울려퍼졌다.
윌슨은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복잡미묘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 역할을 100%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올 시즌 꼴찌탈출에 전념하는 신세가 된 '디펜딩챔피언'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오늘 밤 윌슨 때문에 더욱 복잡한 마음으로 귀가길을 서두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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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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