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시청률에 허덕이던 SBS 토크쇼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가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지상파 3사 토크쇼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화신'을 비롯한 토크쇼의 위기는 지난 해부터 감지됐다. 지난 해 말 MBC 8년 장수 토크쇼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가 폐지됐고, 지난 달 6년 장수 토크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또한 KBS 2TV ‘두드림’도 지난 6월 종영하며 지상파 3사 토크쇼들의 퇴장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지상파 3사 토크쇼 중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프로그램은 KBS 2TV ‘안녕하세요’와 ‘해피투게더3’,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정도다. 토크쇼가 침체에 빠진 것과 달리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은 우후죽순으로 탄생하면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른바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MBC ‘일밤-아빠 어디가’, ‘일밤-진짜 사나이’, ‘나 혼자 산다’가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상태다. 여기에 KBS 2TV는 추석 연휴동안 아빠들의 육아기를 다룬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시청률 재미를 봤으며, 소방관 체험을 다룬 SBS ‘심장이 뛴다’ 역시 호평 속에 파일럿 방송을 마쳤다.
SBS는 현재 ‘화신’ 폐지를 논의 중인 가운데, ‘심장이 뛴다’ 정규 편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KBS 역시 ‘슈퍼맨이 돌아왔다’ 정규 편성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관찰 예능프로그램의 신설 논의는 토크쇼 ‘화신’의 폐지 논의와 극명하게 다른 모양새인 것.
그만큼 스타들의 신변잡기를 기본으로 하는 토크쇼에 대한 대중의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때 토크쇼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지상파 3사가 2~3개씩 토크쇼를 운영했고, 스타들의 겹치기 출연 등으로 토크쇼에서 듣는 스타들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 대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관찰 예능프로그램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지상파 예능국 고위 관계자는 최근 OSEN에 “요즘은 관찰 예능프로그램으로 불리는 날 것 그대로의 방송이 아니면 안방극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것 같다”면서 “인공적인 요소를 가미한 구성 프로그램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떨어졌고, 이 같은 흐름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jmpyo@osen.co.kr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