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홈에서 에스테그랄 잡고 A매치 '대리설욕'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9.25 21: 22

태극마크는 없었지만 승리는 뜻깊었다. 상대는 "대표팀과 소속팀을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지난 이란전 패배의 굴욕이 깊이 남아있는 한국의 축구팬들은 서울의 승리에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FC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에스테그랄(이란)과 경기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무실점-멀티득점으로 홈에서 먼저 1승을 챙기며 '원정팀의 무덤'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 원정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서울은 많은 것을 걸고 싸웠다. K리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단 하나의 클럽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은 물론, 최근 홈경기 12경기 연속 무패 속에서 창단 이후 첫 ACL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향해 피할 수 없는 관문이었다. 뿐만 아니다. 최용수 감독은 이날 경기를 "국가대항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유가 있다.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 2연전에서 당한 패배가 가슴에 박힌 탓이다. 4차전 당시 한국은 에스테그랄의 홈인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에스테그랄 소속 자바드 네쿠남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0-1로 패한 바 있다. 울산에서 열린 8차전에서도 종료 직전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최 감독은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근 이란과 대결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국가 대항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다. 가슴에 태극마크는 없지만 대표와 같은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홈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자신의 말을 지켜냈고, 이란전 패배를 기억하는 축구팬들에게 대리설욕의 기쁨을 안겼다.
서울의 각오를 에스테그랄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단 하나 남은 K리그 클럽으로서 리그의 위상을 아시아 무대에 알리고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던 바람은 확실한 결과로 돌아왔다. 이제 남은 것은 '원정팀의 무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 승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의 여부 뿐이다.
costball@osen.co.kr
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