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 지원이 없었을 뿐 뛰어난 호투를 펼치며 무실점투를 선보였다. 국내 투수 평균자책점 1위이자 전체 2위.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 타이틀도 더욱 가까워졌다. NC 다이노스 에이스 이재학(23)이 남은 두 번 중 한 번의 시즌 10승 기회를 날렸으나 존재감을 확실히 드높였다.
이재학은 2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탈삼진 8개, 사사구 2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타선의 빈공으로 인해 0-0으로 맞선 8회말 손정욱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말았다. 승리는 따내지 못했으나 평균자책점을 2.90으로 끌어내리며 크리스 세든(SK, 2.93)을 제치고 팀 동료 찰리 쉬렉(2.52)에 이어 평균자책점 2위로 뛰어올랐다. 규정이닝을 채운 국내 투수 중 이재학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은 투수는 없다.
5회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이택근을 3루 땅볼로 처리한 것이 사실상 이재학의 경기 처음이자 마지막 위기. 98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 66개, 볼 32개로 안정된 제구를 보여준 것이 이날 이재학의 호투 이유였다. 우리 나이 스물넷의 젊은 투수임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지며 신생팀 에이스로서 자존심을 세운 이재학이다.

비록 신인왕 레이스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10승 기회는 미뤘으나 호투를 펼치며 신인왕 레이스에서 리드 폭을 넓힌 이재학이다. 유희관이 호투를 펼치며 10승을 달성하고 이재학이 남은 한 경기서 슬럼프에 빠질 경우 신인왕 레이스가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2점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는 자체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이재학은 신생팀의 에이스라는 점에서 어필하는 점이 크다. 유희관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될 좌완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공로가 크고 확실한 매력을 갖춘 훌륭한 신인왕 후보. 그러나 신생팀의 선발 에이스라는 점은 유희관이 갖지 못한 이재학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여기에 2점 대 평균자책점은 이재학의 가치를 더욱 높여줬다.
앞으로 이재학에게 남은 등판 하나가 남았다. 만일 이재학이 이 경기를 승리해 10승을 채운다면 2000년 SK 이승호(NC) 이후 첫 신인왕 자격을 갖춘 투수의 10승이 된다. 순수한 신생팀으로 따지면 1991년 쌍방울 좌완 박성기의 10승 이후 22년 만의 기록이다.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나 이재학은 또다시 호투를 펼치며 생애 한 번 뿐인 타이틀에 상당 부분 근접했다.
farinell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