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람, 위기를 기회로 만든 준비된 '복덩이'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9.26 06: 23

사실상 4강행을 확정지은 넥센 히어로즈에 올 시즌 성적의 원동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 어려울 때 나타난 '복덩이'들이다.
투수에는 후반기 선발 마운드를 채워준 오재영(28)과 문성현(22)이 있다면 타선에는 6월달 팀이 가장 힘들 때 혜성처럼 나타난 외야수 문우람(21)이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 뿐 아니라 모두가 인정하는 넥센 타선의 복덩이다.
문우람은 팀이 8연패에 빠졌던 6월말 나타나 초반 4할이 넘는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서건창(24)이 부상으로 빠져있을 때 테이블 세터에서 그 자리를 메우다 이제는 둘이 나란히 1,2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문우람은 올 시즌 62경기에 나와 4홈런 포함 74안타 38득점 26타점 타율 3할1푼4리를 기록중이다. 그는 이제 당당히 주전 한 자리를 꿰차며 생애 첫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2011년 신고선수로 넥센에 입단한 문우람의 '인생 역전'이다.
시즌 막바지인 지난 25일 문우람에게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다. '첫 3안타 경기', '첫 선발 출장' 등이 나올 줄 알았는데 돌아온 그의 대답은 "2차 일본 스프링캠프에 탈락했을 때"였다. 그는 "1차 미국 스프링캠프까지 가면서 올 시즌 희망이 보였는데 2차에 탈락하고 강진에 가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더 연습에 매달렸다. '하늘은 노력하는 사람을 배반하지 않는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새겼다. 문우람은 "2차 캠프에 떨어지면서 더 마음을 독하게 먹고 연습했던 게 오히려 좋은 결과로 온 것 같다. 그때를 생각하고 지금을 보면 올 시즌은 정말 '대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 고정된 선발 라인업 수순을 볼 때 문우람의 포스트시즌 라인업 포함은 매우 긍정적이다. 문우람은 포스트시즌 이야기가 나오자 눈이 더 커졌다. 그는 "그런 큰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다. 선배들과 함께 미친 듯이 뛰어보고 싶다"고 '살벌한' 각오를 전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문우람의 6월 맹타는 저절로 튀어나온 게 아니었다. 김성갑 2군 감독과 강병식 2군 타격코치는 "문우람은 놔둬도 연습을 스스로 많이 하는 선수라서 잔소리할 게 없는 아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진에서 흘린 땀만큼 성장한 문우람이 가을에 그 열매를 수확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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