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유력한 결승 상대' 광저우에 "넘어서야죠"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9.26 08: 19

"광저우란 팀이 대단한 것 같다. 감독도 한국에 대단히 결례를 범했었고, 연봉도 120억이라던데 넘어서야지 않겠나."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농담 속에 가시를 담았다. 최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에스테그랄과 경기서 데얀과 고요한의 멀티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의 상대는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펼친데다 2패의 아픔을 안겨준 이란 대표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에스테그랄이었다. 원정팀의 악몽으로 불리는 아자디 스타디움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테헤란의 강호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실점-멀티득점으로 홈에서 먼저 1승을 챙긴 서울은 '원정팀의 무덤'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 원정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서울보다 30분 먼저 킥오프한 가시와 레이솔과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경기는 원정팀 광저우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2골을 넣은 무리퀴와 1골 1도움을 기록한 다리오 콘카, 1골을 기록한 엘케슨의 외인부대가 이름값을 톡톡히 하며 4-1 역전승을 만들어낸 것.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는 이번 대회의 특성상 원정에서 4골을 넣은 광저우는 홈경기서 0-3으로 패하더라도 결승 진출이 확정되는 유리한 입장에 섰다. 사실상 결승 진출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서울이 이란 원정에서 결승 진출을 확정짓는다면 자연히 광저우와 만나게 된다.
하지만 최 감독은 어디까지나 이란 원정이 먼저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최 감독은 "2차전 준비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다"고 단호하게 답하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그 뒤에 가시가 있는 농담 한 마디를 덧붙였다. "광저우란 팀이 대단한 것 같다. 감독도 한국에 대단히 결례를 범했었고, 연봉도 150억이라던데 넘어서야지 않겠나"는 것.
이번 ACL 조별리그 전북과 경기서 건강을 핑계로 공식 기자회견에 무단으로 불참하는 등 비매너를 일삼은 광저우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결승전에서 만날 기회가 있다면 광저우를 반드시 넘어서겠다는 은근한 의지가 담겨있는 발언이기도 했다. 뼈있는 농담을 던진 최 감독은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말로 농담을 덮으며 미소와 함께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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