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탐구]'라스’ 새 예능공식...일반인 활용도 패기 있게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9.26 08: 41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라디오스타’)의 신선한 게스트 기획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그런 ‘라디오스타’가 이번에는 일반인 게스트라는 엉뚱한 한 수를 내던졌다. 이는 같은 방송사 ‘진짜사나이’를 비롯해 경쟁 프로그램 SBS ‘짝’,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tvN ‘화성인 바이러스’ 등 일반인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시도된 것이라 그 의미가 크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왜 저래?‘ 특집으로 진행됐다. 누가 봐도 도대체 '왜 저래!?'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한 인물들을 모았다는 MC의 소개 아래 개그맨 장동민, 개그우먼 신봉선, 방송인 크리스티나 거기에 더불어 일반인 게스트 송호준 씨가 출연해 엉뚱한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미스터리한(?) 일반인 송호준 씨였다. 게스트 뿐만 아니라 MC들까지 그를 향해 “대체 누구냐?”며 질문을 던졌고, 그를 둘러싸고 “MBC 신인 개그맨이다”, “작곡가다”, “PC방 폐인이다”, “길거리에서 뭔가 파는 아저씨다”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알고 보니 일반인답지 않게 유난히 침착한 모습을 보였던 송호준 씨는 ‘왜 저래?’ 특집에 걸 맞는 엉뚱한 면모를 가진, 실은 나름대로 국내외 적으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는 사비를 털어 개인적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남다른 사람이었고, 자신을 “작가”라고 소개했다.
개인도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 했다며 1억 2천을 털어 지난 4월 자신만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송호준 씨의 사연에 ‘라디오스타’ MC들은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왜 그랬느냐"는 질문부터 "어차피 (발사가) 안 됐을 거다"라는 음모설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송호준 씨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드는 비용을 얻기 위해 티셔츠 만장을 팔 계획을 세웠던 것과 죽고 싶은 사람이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는 우라늄 원석 목걸이 등을 개발해 인터넷 사이트에서 10억에 판매하려했던 이야기 등으로 웃음을 줬다.
신봉선은 "저 분의 저 눈빛을 우리 삼촌에게서 봤다. (삼촌이) 피라미드에 빠졌었다"며 송호준 씨의 엉뚱한 고집을 꼬집어 말했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뭘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송호준 씨에게 MC들은 "동대문 의류업자"라며 특유의 독설을 던져 그를 당황하게 했다. 조곤조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며 분량을 늘려가는 그에 대해 장동민은 "나는 질문없나? 배아프다"라고 말하며 질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 송호준 씨의 출연은 잘 될지 안 될지 알 수 없는 위험할 수도 있는 한 수였다. 이미 '화성인 바이러스'나 '안녕하세요' 등의 프로그램이 독특한 기질의 일반인들을 초대해 그들의 사연으로 화제를 낳아왔을 뿐 아니라 때로는 자극적이고 인위적인 내용으로 인해 비판의 뭇매를 맞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라디오스타'는 '라디오스타'였다. 김구라, 윤종신, 김국진, 규현 등 노련한 MC들은 일반인 출연자에 당황한 것도 잠시, 특유의 날카로운 돌직구와 독설로 일반인 출연자의 사연에만 집중될 뻔한 이날 방송을 예능으로 승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침착한 모습으로 진지하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소개하고, 알리려하는 송호준 씨는 다른 프로그램이 아닌 '라디오스타'에 어울리는 어딘지 모르게 '쿨'한 게스트였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일단은 일반인을 생뚱맞게 연예인들과 함께 출연시킨 시도 자체가 보는 것 만으로 "너무 웃겼다"는 것. 예능의 트렌드를 맞춰 가려는 '라디오스타'의 새로운 시도가 계속될 수 있을까? 일단 나쁘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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