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게스트가 출연해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하는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난데없이 일반인 게스트가 등장했다. 개그맨, 노점상, PC방 폐인 등의 오해를 받았던 이 일반인 게스트는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놨고, 시청자들은 이 엉뚱한 섭외에 ‘의외로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라디오스타’의 전성호PD는 26일 OSEN과의 통화에서 일반인 게스트 송호준 씨를 섭외하게 된 계기에 대해 “변화를 주고, 폭을 넓히고자 하는 고민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라디오스타’의 익숙했던 패턴을 바꾸고, 조금 더 스펙트럼을 넓혀보고 싶었다”며 “코너도 조금 바꿔보고, 게스트를 섭외하는 방식도 여러 각도로 생각해 보게 됐다”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사이 고착화된 틀을 벗어나 시청자들이 신선하게 느낄 만한 변화를 주고자 했다는 것.

이미 일반인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지상파 방송 뿐 아니라 케이블과 종편에도 수두룩하다. 같은 방송사 ‘진짜사나이’를 비롯해 경쟁 프로그램 SBS ‘짝’,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tvN ‘화성인 바이러스’ 등이 그 예.
전성호PD는 이번 특집이 다른 방송과 다른 점에 대해 “연예인과 일반인이 같은 주제 안에서 함께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는 그림이 나왔다는 것에서 신선함을 느끼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방송 출연 전에도 송호준 씨는 인터넷 상에서 유명한 사람이었다. 전성호PD는 “기사에서 송호준 씨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나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다큐멘터리나 교양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도 좋겠지만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여러 가지 주제의 지적인 대화가 가능한 MC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그림도 괜찮을 것 같았다”며 섭외 이유를 전했다. 또 “사실 반응이 어떨지 몰라 조심스러웠다. 다행히 나쁘게 보시지는 않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일반인 게스트는 '라디오스타'에 독이될까, 득이될까?
다른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의 경우 일반인들의 독특한 특성이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뒤흔드는 편이다. 그 때문에 종종 조작 논란이나 자극적인 내용으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한다. 그러나 '라디오스타'의 경우 네 명의 강한 MC가 분위기를 주도하는 분위기이기에 게스트가 이야기한 내용들 보다는 그들이 MC들의 돌직구, 독설과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웃음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일반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연예인도 일반인도 네 명의 MC 앞에서는 그냥 출연자일 뿐이다. 때문에 색다른 게스트는 오히려 신선한 웃음과 활기를 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부정적인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번 방송의 경우 한 번의 이벤트 성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일반인 게스트의 출연이 지속될 경우 달라진 그림으로 인해 기존 '라디오스타' 고정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는 것.
전성호PD는 "'라디오스타'는 사석에서의 술자리 느낌이 나는 프로그램이다. 술자리에 가면 친구가 아는 사람을 데리고 왔을 때 만나는 재미가 있지 않느냐"며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일반인 게스트의 의의를 설명했다.
또 앞으로 일반인 게스트 섭외 계획에 대해서는 "억지스럽게 일반인 출연자를 내세우려는 생각은 없다. 다만 주제와 맞는 일반인이 있을 경우 출연시킬 의사는 있다. 시청자 분들과 함께 알면 재미있을 아까운 사람들이 찾아보면 굉장히 많더라"라고 말했다.
어찌됐든 '라디오스타'가 변화의 바람 앞에 서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변화를 위해 던진 일반인 게스트라는 한 수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 붙잡을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왜 저래?‘ 특집으로 진행됐다. 누가 봐도 도대체 '왜 저래!?'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한 인물들을 모았다는 MC의 소개 아래 개그맨 장동민, 개그우먼 신봉선, 방송인 크리스티나 거기에 더불어 일반인 게스트 송호준 씨가 출연해 엉뚱한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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