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가을개편을 맞아 최근 예능계 트렌드인 관찰·체험 버라이어티를 대대적으로 편성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가 인기를 끌면서 지상파에 관찰·체험 예능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추석 방송된 3사 파일럿 예능프로그램도 관찰과 체험을 위주로 한 리얼 버라이어티가 주를 이뤘다.
이에 SBS는 최근 예능계 트렌드에 맞춰 부진한 토크쇼를 폐지하고, 한 차례 시범 방송을 마친 관찰·체험 예능 '심장이 뛴다'와 '우리가 간다'를 정규 편성했다. 오후 9시대 시청자들의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장르의 다양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지난 6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됐던 '우리가 간다'는 월요일 오후 8시 55분에 편성됐다. 출연자들이 전 세계의 수많은 이색대회에 도전해 직접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전현무, 백성현, 박효준, 이지훈, 이종수가 출연한다.
'우리가 간다'는 단순한 볼거리, 먹거리 소개에 그치지 않고 미션에 도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세계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욱이 이를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재해석, 재창조함으로써 우리 문화를 더욱 가치 있게 발전시키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기대를 높인다.
특히 지난 첫 방송 당시 출연자들이 영국 글로스터 주 테트버리에서 열린 울색(양털 포대) 레이스에 도전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그리며 예상치 못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하지만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일일드라마 '구암허준'과 KBS 2TV '위기탈출 넘버원' 역시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시청률에 대해서는 단정 지을 수 없다.
지난 6일 첫 방송됐던 '심장이 뛴다'는 화요일 오후 11시 20분에 편성됐다. '심장이 뛴다'는 연예인들이 일선 소방서에서 근무하며 대원들을 도와 실제 소방업무(화제진압, 인명구조 및 구급활동)를 수행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올바른 안전의식과 진정한 삶의 가치를 전한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다. 배우 조동혁과 박기웅, 이원종, 최우식, 전혜빈, 개그맨 장동혁이 출연한다.
또 단순히 연예인이 소방관이 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희생의 숭고함과 생명의 고귀함, 자연 앞에서의 겸손함으로써 불안한 현대 인간을 정화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제목 역시 사랑만 받던 연예인들이 본격적으로 나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며 그들의 심장 역시 인내와 희생으로 다시 뛰게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 방송 당시 소방관들의 치열한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진정성을 전했다는 평을 받았지만 예능프로그램으로써 재미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또 편집이나 내용구성이 지루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예능요소가 적은 '심장이 뛴다'가 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심장이 뛴다'와 '우리가 간다' 모두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심장이 뛴다' 1회는 3.5%(이하 전국기준), 2회는 4.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꼴찌를 차지했다. '우리가 간다' 역시 3.9%의 시청률로 좋은 평가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과연 인기 포맷인 관찰·체험 예능을 새롭게 편성한 SBS가 '심장이 뛴다'와 '우리가 간다'로 예능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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