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SK 감독이 역투에도 불구하고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우완 에이스 윤희상(28, SK)을 감싸 안았다.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기에 내년에는 더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지난해 SK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내며 우완 에이스로 발돋움한 윤희상은 올 시즌 23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기록(10승9패 평균자책점 3.36)에 비하면 다소 처지는 기록이다. 그러나 시즌 초반 부상으로 고전했고 시즌 중반에도 들쭉날쭉한 선발 로테이션 때문에 고생했음은 감안해야 한다. 오히려 최근에는 가파른 상승세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
윤희상은 13일 잠실 두산전서 9이닝 1실점 완투승, 19일 문학 LG전에서 7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것에 이어 25일 문학 삼성전에서도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다. 세 경기 연속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역투했다. 25일 경기에서도 7회까지는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절정의 구위를 뽐내기도 했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며 사실상 2년 연속 10승은 날아갔지만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팀으로서는 한가닥 위안이 되는 투구였다.

이만수 SK 감독도 윤희상의 페이스를 반겼다. 이 감독은 26일 문학 삼성전을 앞두고 “3경기에서 최고치를 던졌다. 관리를 잘하면 내년에는 시작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내년이 더 희망적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2실점에 대해서는 윤희상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팀 사정으로 돌렸다. 이 감독은 “불펜에 아픈 선수들이 많아 진해수 전유수 박희수 정도밖에 쓸 자원이 없었다. 윤희상이 8회 두 타자 정도를 막으면 바로 박희수를 올릴 생각도 하고 있었다”라면서 계획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말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윤희상) 스스로 의욕도 있다. 내년에 주축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다만 팀 내 부상 선수들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표현했다. 이 감독은 “박진만은 퇴행성 무릎이 문제고 정근우는 옆구리, 햄스트링, 엉덩이가 모두 좋지 않다”라면서 내야의 공백을 우려했다. 불펜의 핵심인 박정배에 대해서도 "오늘 나올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임시방편으로 김상현 한동민에게 내야 연습을 시키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는 최정이 유격수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2군 선수들이 모두 교육리그를 떠나 올릴 선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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