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ATL 순위 물어본 이유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26 18: 13

“야구장에서 가장 꼴불견인 모습이 뭐가 있을까요?”
26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류중일 삼성 감독이 갑자기 취재진에 돌발 질문을 던졌다. 침을 뱉는 행위, 욕설을 하는 행위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이 이야기를 듣던 류 감독은 “나는 선수들이 열심히 뛰지 않는 것이 가장 꼴불견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하나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이야기였다.
류 감독은 8월 초경 TV를 통해 애틀랜타의 경기를 보고 있었다. 애틀랜타가 현재 몇 위를 달리고 있는지는 알지도 못했다. 그런데 류 감독의 눈에 들어온 부분이 있었다. 바로 선수들의 자세였다. 류 감독은 “1번부터 9번 타자까지 전부 다 열심히 뛰더라. 다른 팀들이랑은 자세가 달랐다”라면서 당시의 인상을 설명했다.

코치들과의 식사 시간에도 이런 점을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매사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코치들에게 애틀랜타의 현재 순위를 물어봤는데 “1등”이라는 답변을 듣고 ‘역시나’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 류 감독의 이야기다.
평범해 보이지만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이다. 선수들이 타구를 친 뒤 1루로 전력질주하면 수비수들이 급해진다.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폭투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류 감독은 “손아섭(롯데)의 내야안타가 많은 것도 이런 점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아섭은 리그에서 가장 열심히 1루로 뛰는 타자 중 하나다. 류 감독은 이어 “터벅터벅 1루로 뛰면 괜히 약해보인다”라는 말로 이미지도 생각해야 함을 역설했다.
사실 수비수들의 송구는 항상 완벽할 수 없다. 외야수들의 포구도 마찬가지다. 경기를 하다보면 한 번 정도는 실수가 나온다. 이 한 번의 실수를 행운으로 만들기 위한 전제조건에 대해 류 감독은 “아웃이 확정될 때까지는 열심히 뛰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공이 뜬 상황에서 2루까지 열심히 달리지 않을 때는 우리 팀은 무조건 벌금이다”라며 삼성의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런 노력 하나하나가 모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을 만들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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