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10월 친선경기가 다가온다. 대표팀은 다음달 12일 브라질, 15일 말리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브라질은 지난 7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1위의 스페인을 3-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거둔 8위의 초강국이고, 말리도 38위의 아프리카 강호다. 58위 대표팀과 비교하면 모두 한 수 혹은 두 수 위의 상대다.
강팀들과 친선경기를 갖는 만큼 홍명보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홍명보 감독은 이미 영국을 다녀와 유럽파 선수들을 점검했다. 오는 30일 축구회관에서 발표할 10월 친선경기를 대비해 소집할 선수들을 간추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치가 아픈 포지션이 있다. 바로 최전방 공격수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7월부터 김동섭(성남)과 조동건(수원), 지동원(선덜랜드) 등을 최전방 공격수로 시험해봤지만 기대 이하의 모습에 고개를 저어야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올려보기도 했지만 흡족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박주영(아스날) 대세론이 나왔다. 만족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박주영에게도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경기력"이라는 선발 기준을 세웠던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기용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홍 감독은 "2~3경기를 못 나가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장시간 벤치에 앉아있는 것은 문제가 된다. 우리는 2~3일 훈련을 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소속팀에서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박주영의 발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땅히 대안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한 명의 스트라이커가 남아 있다. 홍명보 감독이 말한 "최근 경기력"에도 적합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바로 울산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다. 김신욱은 지난 7월 동아시안컵 당시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김신욱에게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3경기서 모두 교체로 투입돼 단 35분을 뛰었다.
그렇다고 홍명보 감독이 김신욱의 능력을 평가절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홍명보 감독은 K리그 클래식에서 15골을 넣으며 득점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김신욱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신욱이 투입될 경우 지시와 달리 선수들이 단조로운 플레이를 한다며 그를 배제했다. 이 때문에 김신욱은 동아시안컵 이후 8월과 9월 친선경기 소집 명단에서 제외됐다. 김신욱을 보려다가 다른 선수들의 기량까지 제대로 점검하지 못하는 상황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국내파를 비롯해 해외파 선수들을 한 두 차례 불러 모아 선수들의 기량을 모두 점검한 상태다. 김신욱이 들어간다고 해서 다른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제는 홍명보 감독이 구상한 전술을 천천히 적용시키면서 선수들의 적응도를 올릴 때다.
홍명보 감독이 말한 김신욱의 투입시 단조로운 플레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감독이 분명하게 자신이 지양하는 플레이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실행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내치면 된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가 장신 공격수 한 명 들어왔다고 해서 감독의 지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다른 전술에 대한 이해도 혹은 급박한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밖에 없다.
형평성의 문제도 있다. 홍명보 감독은 김동섭과 조동건 등 K리그 클래식 선수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었다. 해당 선수들이 김신욱과 다른 유형의 스트라이커라고는 하지만 김신욱보다 좋은 최전방 공격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김신욱은 이번 시즌을 비롯해 최근 몇 시즌 동안 K리그 클래식 톱 클래스 공격수의 능력을 선보였다. "최근 경기력"이라는 선발 기준을 내세워서 박주영까지 내친 홍명보 감독이라면 누구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신욱에게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상대가 좋다. 내년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비롯해 아프리카의 강호 말리라면 김신욱이 세계 수준의 팀들에게 어느 정도 통하는지 알 수가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의 승리를 바라보는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좋은 점검 기회다. 김신욱도 언제 주어질 지 모를 기회를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경기 영상을 보며 연구를 하고 있고, 특별훈련까지 소화하고 있다.
김신욱에 대한 평가는 미리 할 필요가 없다. 누구보다 노력하는 김신욱에게 뛸 기회를 준 뒤 그 다음 판단해도 이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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