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양기를 빨리 발견하지 못했을까".
한화 김응룡 감독이 올 시즌 가장 후회되는 것 중 하나로 외야수 이양기(32)를 미리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꼽았다. 김응룡 감독은 "이양기를 봄부터 계속 썼더라면 이렇게 꼴찌를 하지는 않았을텐데 미리 발견하지 못해 후회된다"고 털어놓았다.
이양기는 올해 48경기에서 타율 3할1푼4리 50안타 3홈런 28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안타·홈런·타점 모두 프로 데뷔 후 최고 기록. 지난 2003년 한화 입단 후 데뷔 10년 만에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대타 전문 요원으로만 인식된 이양기였지만 8월 이후 두 달째 주전으로 맹활약 중이다.

8월 이후 38경기에서 139타수 45안타 타율 3할2푼4리 3홈런 25타점으로 꾸준하게 활약하고 있다. 특히 득점권 타율이 3할6푼으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발휘했다. 올해 득점권에서 팀 타율 최하위(0.253)에 머물러있는 한화에서 이양기가 갖는 가치가 크다. 이제는 부동의 중심타자로 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이양기가 제일 잘 친다. 덕분에 중심타선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수비도 곧잘 한다"며 입에 침이 마르돌고 칭찬한 뒤 "지금처럼 하면 내년에도 기대해 볼만하다. 올해 경험을 잘 살려서 내년에도 이어가야 한다"고 기대를 비쳤다.
이양기는 "원래 방망이 치는 건 자신있었다. 올해는 결대로 밀어치는 스윙이 만들어지며 더 좋은 타격이 되고 있다. 이제는 타구에 힘도 실리고 있다"며 "원래 난 크게 치는 타입이다. 그러나 그동안 대타로만 나가 크게 칠 수 없었다. 20타석에서 홈런 하나 치는 것보다 5타석에서 안타 하나를 치는 게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이었다"고 대타 인생을 되돌아봤다.
하지만 이제는 붙박이 주전으로 고정돼 자신의 스윙을 마음껏 하고 있다. 이효봉 XTM 해설위원은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자랑한 한화의 3번타자다운 스윙"며 "이양기에게서 그런 스윙을 볼 줄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모두가 데뷔 10년 만에 터진 이양기의 잠재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때 방출 전까지 갔던 이양기이기에 그의 활약은 더욱 많은 교훈을 준다.
이양기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땅볼을 치고도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들어간다. 수비에서도 몸 사리지 않는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지만 그는 조심스럽다. "아직 내년 이야기를 하기는 이르다. 작년에도 주전 우익수에 도전한다고 했지만 결과가 안 좋았다"는 이양기는 "내년 주전보다는 올해 마무리부터 잘 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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