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정기전’ 박재현, “드래프트 운명에 맡긴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9.27 17: 43

“드래프트는 제 운명에 맡기겠습니다.”
‘캡틴 호랑이’ 박재현이 활짝 웃었다. 고려대는 2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정기전 농구경기에서 연세대를 75-62로 꺾었다. 이로써 고려대는 3년 연속 정기전을 제패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박재현은 3점슛 3방 포함, 팀내 최다 17점으로 맹활약했다.
4학년 포인트가드 박재현은 역시 리더다웠다. 초반 고려대가 끌려갈 때도 그는 침착하게 팀을 이끌었다. 흔들리지 않고 후배들을 지휘하는 모습은 역시 주장이었다. 4쿼터 종료부저가 울린 후 고려대 승리가 확정됐을 때 박재현은 환호했다. 고려대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경기였다.

박재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분이다. 누구 한 명이 아니라 전원이 이뤄낸 승리”라며 감격했다. 고려대는 2쿼터 초반 이승현이 4반칙으로 물러나 위기를 맞았다. 이 때 오히려 문성곤 등의 외곽슛이 폭발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박재현은 “(이)승현이가 우리에게 가장 큰 존재인 것은 맞다. 다만 오늘은 강상재, 이종현 누구 할 것 없이 잘해줬다. 정신력의 승리”라고 기뻐했다.
 
이날 의욕이 넘친 양 팀 선수들은 신경전을 펼쳤다. 문성곤, 최준용 등 경복고 출신 선후배들이 순간적인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경복고 선배인 박재현은 “순간적인 감정이었다. 이기고자하는 마음이 강해서 그런 것이다. 선후배 사이라서 경기 끝나고 잘 넘어갔다”며 개의치 않았다.
신입생시절 박재현은 정기전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후 3년 연속 정기전 승리로 큰 보상을 받았다. 박재현은 “(이)동엽이와 (최)성모가 있으니 앞으로도 고려대가 잘할 것”이라며 후배들을 믿었다.
이제 프로농구 드래프트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박재현은 경희대 두경민과 함께 3순위를 다툴 재목으로 꼽힌다. 그는 “사실 순위는 중요치 않다. 내 운명에 맡기겠다. 나에게 맞는 팀을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도 관계자분들이 잘 봐주셨으면 한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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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실내체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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