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이닝 10K 1실점’ 양현종, 희망 남긴 역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27 22: 37

비록 10승의 꿈은 미뤘지만 결과가 괜찮았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었던 경기였다. 어쩌면 결과보다 더 중요한 희망을 남겼다. KIA 좌완 양현종(25)이 후반기 들어 가장 좋은 경기를 펼치며 오래간만에 활짝 웃었다.
양현종은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1피홈런)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아쉽게 승리 조건은 갖추지 못했으나 무사사구 경기를 펼치며 점차 컨디션이 정상을 찾아가고 있음을 과시했다.
전반기 9승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지만 두 차례의 늑골 부위 근육 부상으로 고전했던 양현종이었다. 그 여파 탓에 후반기 3경기 출전에 그쳤고 성적도 2패 평균자책점 13.50으로 좋지 않았다.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서 복귀전을 가졌으나 3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내주며 4실점으로 고전했다. 당시 선동렬 KIA 감독은 “정상적이지 않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은 조금 나아진 모습이었지만 선취점은 먼저 내줬다. 1회 1사 후 박재상에게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기분 좋지 않은 선취점을 내줬고 곧이어 최정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고 흔들리는 듯 했다. 다만 이재원을 삼진으로 잡았고 한동민의 큰 타구를 담장 앞에서 중견수 신종길이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2회 1사 후 조인성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으나 김성현 최윤석을 잡아내고 불을 껐다. 3회에도 선두 김강민에게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지만 박재상 최정 이재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타자들을 잡아내며 역시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다. 4회에는 한동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김상현을 2루수 땅볼로, 조인성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 1사 후 최윤석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았고 최근 타격감이 좋은 김강민에게도 좌전안타를 허용하며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박재상을 1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이어진 2사 2,3루에서는 상대 간판 타자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안정을 찾은 양현종은 6회를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퀄리티 스타트 조건도 채웠다. KIA는 박기남이 7회 동점 솔로포를 때려 양현종을 패전의 위기에서 건져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조인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김성현을 2루수 땅볼로, 최윤석을 빠른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7회에도 직구 구속이 140km 중반대에 이를 정도로 공에 힘이 남아 있었다. 7회까지 95개의 공을 던진 양현종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사 후 최정 이재원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한동민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포효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까지 나와 한창 좋을 때의 구속 자체는 거의 회복했다. 그 외 슬라이더(125~133㎞), 체인지업(124~130㎞)을 던졌다. 양현종이 5이닝 이상을 던진 것과 퀄리티 스타트는 부상을 당한 그 경기인 6월 28일 대구 삼성전 이후 처음이다. 8이닝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이닝 타이, 10탈삼진도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이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어쨌든 양현종이 부상의 악령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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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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