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124승 기록, 류현진에 의해 사라질 것"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9.28 06: 37

류현진에 앞서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원조 코리안특급' 박찬호(40)가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 기록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언젠가 자신의 124승도 깨질 것이고, 곧 류현진이 125승을 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박찬호는 지난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학생 대상 대표 토크콘서트 삼성그룹 '열정樂서 시즌5' 두 번째 강연에 초대돼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전했다. 2500명 청춘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박찬호는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는 제목하에 성공과 열정을 주제로 한 다양한 이야기로 큰 호응을 받았다. 
박찬호는 학창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데뷔 후 124승까지 과정을 찬찬히 이야기했다. 특히 LA 다저스 황금기를 거쳐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고난을 겪은 후 2007년 마이너리그에서 선수생활의 기로에 섰던 시기에 대해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면 124승 아시아 최다승 기록은 없었을 것이라는 뜻이었다. 

박찬호는 "2007년에 마이너리그에서 1년간 있었다. 그때 당시 모든 사람들이 '이제는 끝났다'고 했다. 한국 감독 인터뷰를 보니 '영예롭게 은퇴하라'고 하더라. '한 번 더 해봐라'는 사람이 없었다"며 "유일하게 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했다. 그게 바로 나 자신이었다. 한 번만 더 해보고 싶었다"고 그때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그는 "정말 간절했다. 다저스에 직접 스프링캠프에 초청해달라고 부탁했다. 만약 기회가 생긴다면 123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123승은 노모 히데오의 기록이다. 포기한다고 생각하니까 그 기록이 탁 생각나더라.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도전했다"고 떠올렸다. 
박찬호는 "간절할 때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생기고, 집중을 하게 된다. 88마일도 못 던지던 내가 92마일에서 97마일까지 다시 던지더라. 나의 잠재력을 나 스스로 막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건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혼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24승 이후 허무함도 이야기했다. 박찬호는 "구원투수라서 124승까지가 더 힘들었다. 124승을 거둘 때 피츠버그 동료들이 정말 기뻐했다. 그러나 난 슬펐다. 허무하고 미치도록 공허했다"며 "노모를 생각했다. 그렇게 대단한 기록을 내가 해버리니까 노모의 기록이 사라졌다. 그 생각을 하니까 슬퍼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젠가 나의 124승도 125승에 의해서 사라질 것이다. 곧 류현진이 할 것이다"며 웃은 뒤 "124승은 어떤 숫자에 불과하다. 나 자신을 정말 기쁘고 자랑스럽게 하는 것은 그 과정"이라고 의미를 뒀다. 류현진은 데뷔 첫 해부터 14승을 올리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연착륙했다. 그러나 박찬호의 124승을 넘기 위해서는 14승을 8시즌 더 해야 가능한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마지막으로 박찬호는 "야구를 끝낸 후 굉장히 막막했다. 하지만 미래가 두렵지는 않았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강해지고 지혜로워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며 "끝이 있어야 시작이 있다. 과거는 과거일 뿐 집착하지 말라. 그래야 새로운 미래가 있다. 집착을 내려놓으면 흥미로워지고 새로워진다. 야구를 통해 열정을 배웠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면 잘 될 것"이라고 청춘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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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열정樂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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