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가을’ 2년차 감독들의 빛과 그림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28 07: 25

보통 한 팀의 감독을 맡은 첫 해는 팀 파악, 팀 스타일 정립 등으로 1년이 금방 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감독들은 승부처를 ‘2년째’로 본다. 이 2년째에서 각 팀 감독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감독도, 기대보다 훨씬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인 감독들도 있다.
2013년 프로야구 정규시즌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순위표도 대충 정리가 되고 있다. 현재 삼성·LG·두산이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넥센도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채 시즌 막바지에 이르렀다. 반면 SK·KIA·NC·한화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롯데가 마지막 희망의 끈을 잡고 있을 뿐 이제 가을잔치에 나갈 팀들은 사실상 모두 결정된 분위기다. 1~4위의 순위가 문제일 뿐이다.
이런 성적 속에 2년차 감독들의 희비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가장 좋은 성적을 낸 2년차 감독은 역시 김기태 LG 감독이다. 지난해 LG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첫 시즌 7위에 머무르며 냉철한 현실과 마주했다. 그러나 뚝심 있게 팀을 근성과 투지로 개조했고 올 시즌 팬들에게 가을잔치를 선물하며 약속을 지켰다. 초보 감독이 2년차에 대형 사고를 친 것이다. 김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졌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으며 평균 이상의 성적을 냈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삼은 김 감독은 시즌 중 몇몇 악재를 비교적 잘 대처하며 또 한 번의 포스트시즌에 나선다. 마운드와 타선에서 모두 몇몇 선수들을 재발견하며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메웠다는 평가다. 지난해 가을잔치에서 용병술에 아쉬움을 남겼던 만큼 올 시즌에는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도 관심거리다.
반면 선동렬 KIA 감독은 그 반대 지점에 있다. 삼성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선 감독은 지난해 큰 기대와 함께 친정팀 KIA에 부임했다. ‘전설’의 귀환에 KIA 팬들이 들썩였다. 그러나 첫 해 5할 승률을 밑돌며 5위에 그친 것에 이어 올 시즌에는 8위까지 떨어지며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우승 전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부상 악령이 또 한 번 KIA를 휩쓸고 지나갔고 선 감독의 마운드 조련 효과도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정식 감독 2년차를 맞이하는 이만수 SK 감독의 가을도 춥기는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정식 감독 첫 해였던 지난해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그러나 올해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신예 선수들을 키우려던 계획이 틀어졌고 몇몇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지 못하며 쓴맛을 봤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