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PS 새 보직 ‘병살 유도 릴리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9.28 13: 30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구질을 갖추고 있는 투수인 만큼 롱릴리프보다 짧게 주자 있을 때 내보내는 것이 좋다고 본다”.
시즌을 치르며 투수진 맏형은 연이은 부상으로 인해 제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남은 시즌 그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신 계투진에서 위기 상황을 넘기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될 예정. 두산 베어스 투수진 맏형 김선우(36)는 포스트시즌서 짧게 전력투구로 범타 유도를 꾀하는 릴리프로 뛸 예정이다.
김진욱 감독은 지난 26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앞으로의 투수 운용에 대해 이야기했다. 일단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노경은을 선발진 축으로 한 가운데 좌완 선발 유희관과 또다른 외국인 투수 데릭 핸킨스의 향후 보직이 어떻게 될 지는 확실히 결정되지 않았다. 일단 유희관은 오는 30일 LG전 선발 등판 결과에 따라 선발-계투를 오가게 될 지 아니면 1군 유일한 좌완으로서 2010년 레스 왈론드처럼 쓰일 지 알 수 없다. 핸킨스의 경우도 계투 경험이 많지 않은 편이라 김 감독이 고심 중이다.

“희관이는 시즌 초반 불펜으로 뛰었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핸킨스는 불펜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포스트시즌을 치르기 전까지 지켜볼 예정이다”. 또다른 선발 요원 이재우가 계투로 이동하고 오현택-홍상삼-윤명준-정재훈 순으로 승리 계투를 운용한다는 기본 전략을 토대로 현재 선발진에 없는 김선우의 활용법은 무엇일까.
“롱릴리프로 쓰기보다 짧게 전력투구를 펼치는 계투로 쓸 예정이다. 박빙리드 상황에서 주자가 1루로 출루했을 때 땅볼을 유도해 병살을 이끌 수 있었으면 한다”. 올 시즌 김선우는 17경기 5승6패 평균자책점 5.52를 기록 중. 시즌 초반 승운이 따르지 않은 뒤 무릎-종아리 부상으로 인한 구위 저하 현상으로 2군에 내려갔던 김선우는 후반기서도 발목 부상을 입으며 제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구위 지속력이 예년만큼이 아닌 상태에서 두산은 김선우를 활용하기 위해 긴 이닝보다 짧은 이닝을 전력투구하는 계투로 출격시킬 예정이다.
어떻게 보면 양날의 검이다. 김선우는 움직임이 좋은 테일링 패스트볼을 갖추고 있어 좋을 때는 범타 유도 비율이 높았다. 2010년과 2011년 김선우는 한화 류현진(현 LA 다저스)과 함께 땅볼/뜬공 비율 1.70대로 가장 땅볼 유도 능력이 좋은 투수였다. 문제는 수비가 빈 코스로 공이 흘러간다면 결국 이는 추가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모 아니면 도 전략이 될 수 있다.
선수 본인은 “올 시즌 팀에 확실히 공헌하지 못했다. 개인 목표는 없다. 남은 시즌은 오로지 팀을 위해서 뛸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땅볼 유도형 오른손 원포인트 릴리프. 김선우는 이 위험적인 보직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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