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한 패셔니스타도 그의 앞에선 순한 양이었다.
지드래곤을 길들인 정형돈의 화려한 밀당이 28일 MBC '무한도전'에 웃음 폭탄을 날렸다. 정형돈은 함께 '무도가요제'에 참여하게 된 지드래곤을 최대한 '막' 대하면서, 또 예능감 출중한 지드래곤이 거기에 적절한 리액션을 해주면서, 두 사람은 '무도가요제' 최고 케미스트리를 자랑하게됐다.
패셔니스타 지드래곤의 패션을 '감히' 지적하면서 웃음을 자아내온 정형돈은 이제 패션을 넘어 음악에까지 지드래곤을 누르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드래곤에게 음악 스타일을 지시하고, 자신이 형돈이와 대준이 음악으로 '까인' 노래를 몇개 보여주며 예시를 드는 등 시종일관 말도 안되는 고자세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 중 '해볼라꼬'라는 노래는 심지어 지드래곤의 마음에 쏙 드는 행운도 안았다.

지드래곤은 그런 그에게 폭소를 터뜨리면서도 적절히 맞춰주며 예능감을 뽐냈다. 오히려 더 저자세로 정형돈을 맞춰주면서 고자세를 유지하는 정형돈을 더 돋보이게 해준 것. 그는 정형돈의 전화번호를 알아내려 하고, 정형돈에게 입을 닦으라고 티슈를 건넸다가 정형돈으로부터 "거리를 좀 두자"는 구박을 받았다. 배경음악으로 깔린 SBS '주군의 태양' OST인 윤미래의 '터치 러브'는 아련하기까지 했다.

정형돈은 지드래곤의 친절함에 개의치 않고 전화번호를 7자리만 알려주겠다거나, "네가 매달렸으니 내가 시키는 음악을 하라"거나, "내가 먼저 전화하기 전에는 전화하지 마라"는 등의 멘트로 지드래곤을 초토화시켰다.
그러면서도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YG 사옥 식당에서 밥을 '흡입'하는 모습은 이날 '무한도전'의 하이라이트였다. 시종일관 고자세를 유지하다가, 식당의 공짜밥에 크게 흥분한 그는 하하에게 전화를 걸어 YG 식당을 추천하기도 했다.
정형돈의 재치는 팀 이름 짓기에서도 빛났다. 그는 두 사람의 이름을 섞어 '형용돈죵'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음악적 견해가 달라 갈등하는 커플들로 큰 웃음을 샀다. 유희열과 유재석이 알앤비와 댄스를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으며, 프라이머리와 박명수가 레트로와 일레트로닉을 두고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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