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좌절 6년 만’ 롯데, 어쩌다 이렇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9.28 19: 53

연이은 대표타자들의 이적. 1~3펀치를 보좌해줄 배후 선발들의 활약도 아쉬웠다. 셋업맨과 마무리의 보직 교대는 상쇄할 수 있는 부분이었으나 앞선 두 개의 결과는 결국 장타력 급감과 1~3펀치의 외로운 활약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롯데 자이언츠의 2013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산술적으로도 0이 된 순간이다.
롯데는 28일 사직 한화전서 전준우의 2홈런 3타점과 선발 송승준의 호투 등을 앞세워 6-0으로 승리했다. 시즌 전적 62승4무57패로 최근 3연승. 그러나 같은 시간 3위 넥센이 LG를 4-0으로 꺾으며 롯데의 4강 탈락 트래직넘버는 0이 되었다. 2007년 이후 6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이었다.
‘비밀번호 8888577’의 암흑기를 달렸던 롯데는 2008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재임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제창한 ‘노 피어 야구’. 그리고 강력해진 선발진과 이대호(오릭스)를 필두로 한 중심타선의 화력을 앞세워 지난 5시즌 동안 포스트시즌 컨텐더로 이름을 올렸다. 열성적인 팬들의 성원 속 경기력 면에서도 중상위권 성적을 보여주며 전국구팀으로서 명성을 떨쳤던 그 롯데다.

2011시즌부터 양승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성적을 올렸던 롯데다. 2011시즌에는 창단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했고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난 뒤에는 검증된 잠수함 정대현을 영입했다. 시즌 중 입은 무릎 부상을 털어낸 정대현은 2012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맹활약으로 2000년대 첫 상위 라운드 진출까지 이끌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타선 화력과 후위 선발들의 위력 실종 현상 속에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주전 포수 강민호가 11홈런을 때려냈으나 타율이 2할3푼5리에 그치며 데뷔 이래 가장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3번 타자 손아섭이 3할4푼 맹공을 펼쳤으나 전준우, 박종윤, 황재균 등 손아섭과 함께 상대 투수진을 두들겨야 할 타자들의 후속 파급력이 아쉬웠다.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났고 지난해 FA가 된 김주찬(KIA)과 홍성흔(두산)이 연달아 팀을 떠났다. 김주찬은 금액 차이가 있었고 홍성흔은 계약 기간에서 이견을 드러내며 결국 롯데는 그들을 잡지 못했다. 보상선수로 각각 투수인 홍성민과 김승회를 지명, 팀 컬러 변혁 속 남은 타자들의 분전을 꾀했으나 결국 타선에 대한 실험 결과는 실패에 가깝다. 만년 유망주 김대우는 아직 더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게 했고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펼치던 김문호는 무릎 부상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무엇보다 발 빠른 타자는 보유했으나 한 방으로 투수를 흔들 수 있는 타자의 존재가 아쉬웠다.
외국인 선수 농사는 확실히 성공했다. 셰인 유먼이 13승을 올리며 성공한 한국형 외국인 투수로 자리를 잡았고 5년 만에 한국 땅을 다시 밟은 ‘호주형’ 크리스 옥스프링도 12승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송승준도 11승을 수확하며 2년 만의 10승에 성공했다. 3펀치까지는 뛰어났으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좋은 잠재력을 갖췄으나 좀 더 규칙적인 생활을 요구받던 고원준은 13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5.61로 아쉬움을 남긴 채 군입대 예정이다. 2010시즌 잠수함 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줬던 이재곤도 기대치에 어긋나고 말았다. 확실한 4,5선발의 부재 속 김시진 감독은 “내가 더 기다렸어야 하는 건가”라며 자책감 섞인 한숨만 뱉어야 했다. 후위 선발 등판 시 롯데는 3할 대 승률에 그치며 경기를 만들지 못했다.
셋업맨 최대성의 시즌 아웃과 함께 마무리 정대현과 또다른 셋업맨 김성배가 직무 교대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미완의 후위 선발과 잇단 중심타자들의 이적. 결국 팀 컬러는 점진적 변화되어 갔으나 주력타자들을 연이어 떠나보내며 공백이 생겼다. 그리고 남은 타자들의 두각이 아쉬워지면서 롯데는 6년 만에 가을 잔치의 구경꾼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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