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마타(25, 첼시)가 그간의 설움을 떨치며 치열했던 런던 더비의 주인공이 됐다.
런던을 연고로 두고 있는 토트넘과 첼시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경기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위와 4위에 올라있는 두 팀의 경기다웠다.
첼시는 2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토트넘 화이트 하트 레인서 열린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원정 경기서 토트넘과 1-1로 비겼다.

주인공은 토트넘의 선제골을 넣은 질피 시구르드손도, 첼시에 만회골을 선사한 존 테리도 아니었다. 후반 45분을 소화하고도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 첼시의 플레이메이커 마타였다.
첼시는 이날 전반까지 토트넘에 주도권을 내준 채 끌려갔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지휘하고 무사 뎀벨레, 파울리뉴가 1차 저지선에 위치한 토트넘의 미드필드진은 탄탄했다.
설상가상 첼시는 전반 19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로베르토 솔다도의 도움을 받은 시구르드손에게 왼발 선제골을 허용했다. 첼시는 이후 몇 차레 더 위기를 내주며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감했다.
후반 들어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조세 무리뉴 첼시 감독이 승부수를 던졌다. 존 오비 미켈 대신 마타를 투입했다. 마타는 올 시즌 무리뉴 감독의 전술과 맞지 않아 외면받았다. 리그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시즌 에이스 역할을 했던 마타로서는 그간의 설움을 떨칠 절호의 기회였다.
마타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투입 즉시 존재감을 발휘했다. 장기인 번뜩이는 패스를 앞선에 수 차례 공급했다. 전반전 첼시에 부족했던 창의적인 플레이였다.
마타가 살아나자 삐걱대던 첼시의 공격도 톱니바퀴 굴러가듯 돌아갔다. 후반 들어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당황한 토트넘도 한동안 수비를 하기에 급급했다.
마타가 결국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0분 왼발로 자로 잰 듯한 프리킥 크로스를 문전으로 배달했다. 날카롭게 휘감긴 공은 문전으로 쇄도하던 존 테리의 머리에 정확히 떨어졌고, 귀중한 동점골로 연결됐다.
첼시는 후반 34분 페르난도 토레스가 2번째 경고로 퇴장을 받아 수적 열세를 떠안았다. 추격의 동력을 잃은 첼시는 결국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마타의 존재감은 45분만으로도 무리뉴 감독의 생각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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