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무리뉴와 안드레 빌라스-보아스가 적장으로 만났다.
첼시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화이트 하트레인 구장에서 벌어진 2013-2014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에서 후반전 20분 터진 존 테리의 극적인 동점골로 토트넘과 1-1로 비겼다. 이로써 첼시는 승점 1점을 챙기며 토트넘의 4연승을 저지했다.
‘런던 더비’는 사제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무리뉴 감독은 과거 포르투, 첼시, 인터 밀란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당시 그의 전력분석관이었던 인물이 바로 토트넘 감독인 안드레 빌라스-보아스였다.

무리뉴가 첼시를 떠난 후 보아스는 지난 2011-2012시즌 첼시 감독을 맡았다가 쓰디쓴 실패를 맛봤다. 외모는 비슷했지만 전술운용이나 카리스마에서 큰 차이가 났다. 보아스는 2012-2013시즌 토트넘 지휘봉을 잡고 팀을 5위로 이끌어 능력을 인정받았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간발의 차로 놓쳤지만 다양한 전술을 선보이며 다음 시즌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무리뉴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친정팀 첼시에 합류하면서 드디어 사제지간의 대결이 성사됐다. 경기 전 무리뉴는 보아스에 대해 ‘어린애(Kid)’라는 표현을 쓰면서 신경전을 했다. 자신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두 수장은 경기 내내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선제골에 기뻐하던 보아스는 테리의 만회골이 터지자 고개를 떨궜다.
두 수장은 경기 후에야 손을 맞잡으며 덕담을 나눴다. 무리뉴는 어느덧 보아스가 자신의 위치를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음을 인정해야 했다. 무리뉴와 보아스의 대결은 ‘런던더비’를 수놓았던 또 하나의 흥밋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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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좌)-빌라스-보아스 감독 / WENN 멀티비츠 (Copyright ⓒ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