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과감할 수 없다.
가수 지나가 지난 28일 방송된 tvN 'SNL코리아'에서 호스트로 나서 대놓고 망가지고, 원없이 펼친 코믹 연기로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글래머러스한 신체조건을 십분 활용해 섹시한 매력을 전면에 드러냈으며, 동시에 시월드를 싫어하는 앙큼한 예비 며느리로 웃음을 자아냈다.
평소 지나는, 노출이 심하지 않은 의상도 야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신비한 몸'으로 '섹시스타'라는 꼬리표를 얻었다. 19금 콩트로 구성된 'SNL코리아'가 그에게는 부담스럽게 작용했을 수도 있지만 그는 "어차피 'SNL코리아'에 나오지 않아도 나한테 붙어 다니는 별명"이라며 쿨하게 반응했다.

지나는 "내가 'SNL코리아'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출렁지나', 'G컵 지나' 등 나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 굳어지면 어떻게 하냐며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여기에 안 나와도 붙어다닐 수식어들이다. 그래서 더 신나게 재미있게 과감하게 시청자들께 다가가고 싶다"며 의욕에 찬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이날 '스톡홀름 신드롬’, '브라 앤더 시티',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등의 콩트에 출연해 엉뚱하면서도 코믹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브라 앤더 시티'에서는 남자들이 혹하는 육감적인 몸매를 가졌지만 어깨와 목에 통증이 올 정도로 힘들다고 호소하는 '얄미운' 캐릭터로 분했고,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는 한국말에 서툰 여우 같은 여자로 활약했다. 그는 결혼 비용을 5대5로 분담하자는 연인의 말은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며 물러섰다가 "내가 주는 돈을 둘이 반반씩 나눠 잘 쓰라"는 예비 시어머니의 말에 냉큼 "오케이"라고 대답했다. 주상복합 아파트, 결혼 자금 등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에서는 찰떡 같이 한국말을 알아들어 웃음을 자아냈지만, 시어머니가 "나하고 같이 살자"고 하자 유창한 한국어로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스톡홀름 신드롬’에서 육감적인 몸매를 자랑하는 은행 강도로 변신해 박재범, 신동엽, 김원해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인질이었던 김원해는 구출해주겠다는 경찰의 제안도 뿌리치며 지나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이를 지켜보던 신동엽은 강제로 김원해를 풀어주고 대신 인질이 됐다. 이 모습에 박재범은 “죽는 게 두려웠으면 경찰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질을 두 명으로 해달라. 자리는 두 곳 아니냐”고 말하며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이어갔다.
외국에서 오랜 기간 생활한 지나에게 스피디하게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SNL코리아'는 큰 부담이 됐을 터. 하지만 이날 지나는 NG 한 번 없이 콩트를 소화하며 고정 크루들과 호흡을 맞췄다. 발음하기 힘든 대사도 무리없이 이어나가며 그간 프로그램에 들인 공을 짐작하게 했다.
한편 'SNL 코리아'는 미국에서 38년간 인기리에 방송된 라이브 TV쇼 'SNL(Saturday Night Live)'의 오리지널 한국버전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에 생방송된다. 다음 주 호스트는 임창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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