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푼2리’ 김강민, 어느덧 3할 타자로 우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29 08: 30

시즌 초반에는 리그에서 가장 안 맞는 타자였다. 그러나 6월 이후에는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가 됐다. 시작에 대한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김강민(31, SK)은 올 시즌 최고의 반전을 만들어낸 타자가 됐다. 1할도 안 되는 타율로 시작해 3할 고지까지 점령했다.
김강민의 시즌 초반은 최악이었다. 지난해 말 무릎 부상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여파가 컸다. 전지훈련 때의 감은 나쁘지 않았으나 시즌에 들어서며 타격감을 완전히 잃었다. 결국 타격 부진에 2군행을 경험해야 했다. “방망이가 안 맞아서 2군에 내려간 것은 처음”이라고 할 정도의 극심한 슬럼프였다. 4월 14일 1군에서 말소될 당시 김강민의 타율은 고작 4푼2리였다.
팀 하위타선의 핵심이자 외야 수비의 중심축인 김강민의 부진은 SK에 심각한 타격이었다. 보름이 넘는 김강민의 2군 생활에 SK의 수비 전체가 흔들리는 경향이 역력했다. 하지만 5월 이후에는 별다른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김강민이 완벽한 부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2군에 한 차례 내려갔다 온 것이 득이 됐던 김강민의 타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거듭하더니 어느덧 3할1리가 됐다. 27일 문학 KIA전으로 규정타석도 채웠다.

스스로 “난 2할8푼 타자다”라고 말하는 김강민이다. 타격으로 먹고 사는 선수는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6월 이후만 놓고 보면 김강민은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하나다. 김강민의 6월 이후 타율은 3할3푼8리다. 이는 박석민(삼성) 이용규(KIA) 손아섭(롯데) 정성훈(LG)에 이은 리그 5위 기록이다. 여기에 올 시즌 자신의 홈런 10개가 모두 6월 이후 나왔다. 주로 하위타선에 배치됐음에도 타점 또한 44점에 이른다. 득점권에서 강인한 면모를 과시했다.
팀 성적은 아쉬움이 남을 법하지만 김강민 개인적으로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3할 고지에 등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통산 타율이 2할7푼8리인 김강민은 2010년 3할1푼7리를 기록하며 생애 첫 3할을 기록했다. 2011년은 2할8푼1리, 지난해는 2할7푼2리로 타율이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였는데 올 시즌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완벽한 반등에 성공했다. 김강민에게 2013년은 여러모로 잊지 못할 시즌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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