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페넌트레이스 3위로 진출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성공한 두산 베어스는 타력의 힘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0년까지 클린업 ‘우동수(우즈-김동주-심정수) 트리오’를 구축했던 두산은 2001시즌 전 심정수를 현대로 보내고 심재학을 데려왔다. 두산의 우승은 새로운 우동학 트리오의 파괴력 발산은 물론 6-7-8번 타순을 구축한 안경현(SBS ESPN 해설위원)-홍성흔-홍원기(현 넥센 코치)로 이어진 안성기 트리오의 화력이 큰 역할을 했다. 2013시즌 두산에는 새로운 안성기 트리오의 힘이 필요하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가운데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4경기를 남겨둔 두산의 시즌 전적은 69승3무52패. 3경기 차 선두 삼성은 5경기를 남겨뒀고 한 경기 반 차 LG는 6경기, 반 경기 차 3위 넥센도 6경기를 남겨뒀다.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도 상대가 하락세를 타지 않으면 순위 변동은 없을 가능성이 더 많다. 일단 선수단은 산술적인 가능성을 지닌 만큼 남은 경기서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이에 앞서 김진욱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맹활약을 해줬으면 하는 선수를 꼽으며 3루수 이원석(27)과 주전 포수 양의지(26)를 언급했다. 둘은 각각 6번, 8번으로 고정 출장 중인 선수들로서 베이스러닝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어느 정도 일발장타력을 지닌 선수들. 이원석은 후반기서만 49경기 3할2푼4리 8홈런 27타점으로 주전 3루수 자리를 굳혔다. 양의지도 후반기 44경기 2할7푼6리 2홈런 26타점으로 전반기 2할3푼3리에 비해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이원석과 양의지가 단기전에서 미쳐줬으면 하는 선수들이다. 베이스러닝은 기대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컨택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고 주자 출루 시 밀어치는 타격도 보여줬으면 한다”. 6번 타자 이원석과 8번 타자 양의지의 활약을 기대한다는 것은 7번 타자로 나설 선수의 조화도도 고려 중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26일 잠실 NC전서 김 감독은 민병헌을 3번, 김현수를 4번으로 배치하고 플래툰 4번으로 나서던 오재일을 7번 타자로 내세웠다. 상대 선발이 좌완 노성호라는 점도 있었고 포스트시즌 시 좌완 선발 출격에 따른 타선 변화도 감안한 것이다.
아직 두산의 포스트시즌 7번 타자로 누가 나설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허리 부상으로 2군에 있는 손시헌이 1군 복귀 후 7번 타자로 나설 수도 있으나 일단 몸 상태가 전제다. 다만 손시헌도 주루 능력은 기대하기 힘든만큼 이원석-손시헌-양의지 라인이 될 경우 세 우타자들의 밀어치는 타격이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득점권 타율 3할3푼3리의 오재일이 7번에 나설 경우도 있으나 오재일의 7번 출격은 좌완 선발 출격 등 특수 상황이 되지 않는 한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또 다른 카드도 있다. 무릎 부상 후 복귀를 기다리는 오재원, 혹은 시즌 중 발목 부상 이후 복귀한 허경민이 7번 타자로 나설 가능성도 봐야 한다. 둘은 2루수 요원들이자 베이스러닝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원석과 양의지에게 단독 도루나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에서 발 빠른 오재원과 허경민을 중간에 놓을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원석이 아웃되더라도 오재원이나 허경민이 출루한 뒤 단독 도루 등으로 양의지의 병살을 막을 수 있다. 오재원은 넥센 상대 2할8푼9리를 기록했고 허경민은 LG전 2할9푼4리, 넥센전 3할3리를 기록했다. 컨디션과 상대 투수와의 상대 전적 등에 따라 방향을 달리 할 수도 있다.
12년 전 안성기 트리오는 강력한 클린업 트리오 뒤에서 결코 녹록지 않은 위력을 선보였다. 안경현은 131경기 2할8푼2리 17홈런 82타점으로 최고의 6번 타자가 되었고 홍성흔은 122경기 2할6푼7리 8홈런 48타점, 홍원기는 84경기 2할6푼4리 6홈런 42타점을 기록하며 배후 타선의 힘을 내뿜었다. 상위타선의 맹활약을 기본 전제로 6번 이원석과 8번 양의지가 단기전에서 화력을 내뿜길 바라는 김 감독. 2013년 두산은 새로운 하위타선 트리오의 활약이 필요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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