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말빨’을 갖춘 또 하나의 개그 커플이 탄생했다. ‘국민 MC’ 유재석과 그에 못지 않은 입담을 갖추고 있는 가수 유희열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들었다 놨다 했다. 춤에 꽂힌 유재석과 눈빛이 야한 유희열의 침 튀기는 ‘말빨’ 대결은 ‘무한도전’ 가요제 입문 방송을 책임졌다.
유재석과 유희열은 지난 28일 방송된 ‘무한도전’ 가요제 두 번째 이야기에서 작곡은커녕 함께 부를 노래의 장르 선택을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지금껏 가요제에서 댄스곡만 소화했던 유재석에게 R&B 장르를 권하는 유희열의 ‘아티스트 마인드’가 시발점이었다.
시청자들의 흥을 돋워야 한다는 유재석과 그에게 댄스곡은 식상하다는 유희열은 물러섬 없이 맞섰다. 결국 제작진은 ‘100분토론’까지 준비해, R&B의 황제 김조한과 댄스 가수의 대부 격인 박진영과 전화연결까지 했다. 가요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100분토론’이 방송되는 제작진의 허를 찌르는 구성은 유재석과 유희열의 말싸움이 그만큼 흥미진진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워낙 깐족거리면서도 재치를 발휘하기로 유명한 유재석과 그런 ‘국민 MC’의 입담에 밀리지 않는 ‘메가톤급’ 유희열의 팽팽한 토론은 쉴 새 없이 웃음이 터졌다. 특히 유재석이 유희열에게 2년 전 가요제에서 이적이 발라드 ‘말하는대로’와 댄스곡 ‘압구정 날라리’를 함께 만들었던 것처럼 두 장르의 곡을 만들어달라고 말을 하면서 촉발된 유희열의 터진 입담은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했다.
유희열은 “‘압구정 날라리’는 탄생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 곡을 듣고 ‘이적이 내리막길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고 독설했다. 자꾸 댄스 음악을 고집하는 유재석과 이미 2년 전 유재석과 타협한 적이 있는 이적을 동시에 비난하는 유희열의 가공할 만한 ‘말빨’은 이날 방송의 가장 큰 웃음 포인트였다. 무엇보다도 평소 배려 진행으로 유명한 유재석이 유희열과 벌이는 난상토론은 ‘춤은 못 추지만 집착하는’ 독특하고 새로운 캐릭터로 완성되며 색다른 웃음거리를 만들었다.
이처럼 유재석과 유희열은 음악 장르도 정해지지 않은 입문 방송에서 새로운 개그 커플로 등극하며 향후 가요제 방송에 대한 흥미를 끌어올렸다. 다년간의 음악 방송과 라디오 진행으로 범상치 않은 예능감을 갖춘 유희열과 그를 만나 깐족거림이 바탕이 된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 발산에 성공한 유재석의 웃음 가득한 노래 제작 과정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한편 다음 달 열리는 '무한도전 가요제'는 유재석과 유희열, 박명수와 프라이머리, 정준하와 김C, 정형돈과 지드래곤, 노홍철과 장미여관, 하하와 장기하와 얼굴들이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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