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와 MBC가 같은 날 각각 새 주말드라마로 시청률 경쟁을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 같은 날 종영한 MBC ‘금 나와라 뚝딱’과 SBS ‘원더풀마마’의 경쟁은 ‘금 나와라 뚝딱’의 승리로 끝난 바 있다.
지난 28일에는 SBS와 MBC가 각각 야심차게 내놓은 새 주말드라마 ‘열애’(극본 박예경 연출 배태섭)와 ‘사랑해서 남주나’(극본 최현경 연출 김남원, 최병길)가 나란히 첫 방송을 시작했다. 첫 방송에서는 ‘금 나와라 뚝딱’ 인기의 후광을 물려받은 ‘사랑해서 남주나’가 전국 기준 10.8%(닐슨코리아)로 동시간대 방송된 ‘열애’(6.2%)를 제쳤다.
그러나 섣불리 어느 한쪽의 승리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이 사실. 뿐만 아니라 두 드라마는 판이하게 다른 성격으로 인해 경쟁을 지켜보는 재미가 커 시청자들의 판단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열애’의 경우 출생의 비밀, 불륜, 재벌가 등 막장요소를 갖춘 다소 자극적인 치정극이고 ‘사랑해서 남주나’의 경우 막장 요소 보다는 따뜻한 가족애를 강조하는 작품. 이는 모성애를 그렸던 ‘열애’의 전작 ‘원더풀마마’, 신개념 막장극으로 사랑받았던 ‘사랑해서 남주나’의 전작 ‘금 나와라 뚝딱’이 그렸던 구도와 뒤집힌 상황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우선 ‘열애’는 악역 커플로 변신한 황신혜-전광렬을 중심으로 한 중년 커플의 불륜 로맨스와 서현-이원근을 중심으로 한 첫사랑 로맨스가 두 축을 이뤘다. 두 남녀 주인공의 가슴 아픈 사랑과 이들을 둘러싸고 다양한 인물들의 성공과 몰락을 통해 인생사의 희로애락을 그려내는 것이 기획의도.
이날 방송에서는 욕망에 사로잡힌 불륜 커플 강문도(전광렬 분)와 홍난초(황신혜 분), 그리고 그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강문도와 그의 장인 양태신(주현 분), 그리고 홍난초의 관계는 자극적이고 치열하게 그려졌으며, 강문도의 아들 강무열(이원근 분)과 한유림(서현 분)은 신선한 첫사랑의 모습을 그려내며 재미를 더했다.
‘사랑해서 남주나’는 퇴직판사 박근형(정현수 역)과 그의 세 자녀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그렸다. 특 배다른 막내 동생 정재민(이상엽 분)과 두 누나 정유진(유호정 분), 정유라(한고은 분)의 미묘한 갈등이 강조됐다. 그러나 가족드라마 특유의 밝고 유쾌한 톤이 눈길을 끌었고, 향후 정현수(박근형 분)과 반찬가게 여주인 홍순애(차화연 분)의 황혼 로맨스가 예고돼 관심을 끌었다.
새롭게 시작된 두 주말드라마 중 마지막에 웃을 작품은 어느 쪽이 될 지, 시청자들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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