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작 양대산맥' 신동엽 셀프디스 vs 김구라 셀프디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9.29 10: 10

요즘 예능에서 '셀프 디스'(self dis)가 하나의 개그 코드로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잘 구사하는 대표 개그맨으로는 신동엽과 김구라를 꼽을 수 있다.
'셀프 디스'는 자신의 치부나 과오를 오히려 개그의 소재로 사용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주는 것을 말한다. 본인의 흑역사가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한 반성적 어조와 함께 본인의 개그에 대한 자신감이 동반되야 하는 이른바 '상위 개그'라고도 할 수 있다.
tvN 'SNL코리아', JTBC '마녀사냥' 등 다양한 방송을 통해 셀프 디스를 펼쳐 온 신동엽은 지난 28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를 통해 다시한 번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이날 방송은 '유열 & 정수라 편'으로 꾸며졌고, MC 신동엽은 유열에게 "가사를 보면 당시의 연애를 알 수 있다.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는 가사를 직접 쓴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유열이 '지금 집사람이 보고 있다'고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신동엽은 "나는 가끔 이소라 이야기도 하는데 뭐 어떠냐"며 능청스럽게 웃었다. 이어 "가수 이소라 노래 좋지 않아요? 소주 한잔 기울일 때 그 노래를 듣는다"며 가수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부르면서 특유의 재치를 발휘했다.
또 지난 5월 방송된 QTV '신동엽과 순위 정하는 여자'에서는 게스트에게 "너 감옥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말하는 거냐? 이 녀석아. 감옥이 얼마나 힘든데"라고 본인이 겪은 '흑역사'를 스스로 끄집어냈고, 6월 전파를 탄 E채널 '용감한 기자들'에서는 "유재석은 외유내강, 강호동은 외강내유, 나는 외변내변이다"라고 스스로를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구라는 이에 비해 좀 더 여과가 없고 공격적이다. 독설이 트레이드 마크인 방송인인 만큼 셀프 디스 역시 거침이 없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자'는 생방송 특집 'The 화신 LIVE'로 꾸며진 가운데, 이날 오프닝에서 MC 김구라는 "사실 걱정이 된다. 시청률 잘 나왔으면 이런 짓 안 하잖아. 애매한 거다 지금. 버리자니 그렇고 생으로 가자는 거다"라며 자신이 맡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셀프디스'를 가감없이 늘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김구라는 이처럼 본인의 프로그램에 대한 셀프 디스를 시시각각 멈추지 않는다. 지난 5월 방송된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최강 스펙녀 최연소 변호사가 출연하지 김구라는 "대체 왜 우리 프로그램에 나왔나? 어떻게 우리 프로그램을 이용하려고 하는 건가?"라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출연자들이 이 방송을 '홍보'로 이용해 지적받는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가하면 지난 22일 방송된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는 "턱 교정을 할 생각이 없나?"란 질문을 받자  "(포기했다는 듯) 했었으면 작년에 했었어야지, 쉴 때"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지난 해 과거 위안부 발언 논란으로 그가 모든 방송을 중단하고 자숙의 기간을 가졌던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신동엽의 셀프 디스가 능글능글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감칠맛 나는 성격이라면 김구라의 그것은 본인을 넘어 누군가를 뜨끔하게 만들만한 강도를 지녔다. 둘의 시너지로 기대를 모았던 '화신'은 아쉽게 폐지하게 됐지만, 이들은 현재 다작의 양대산맥으로도 불린다. 그 만큼 대중이 요즘 그들을 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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