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전 4할1푼3리’ 박병호, 킬러 공인인증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9.30 10: 40

두 시즌 반 동안 42경기 4할1푼3리 10홈런 35타점으로 상대 투수진을 두들겼다.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다면 상대 투수진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피해야 할 타자이며 타자 입장에서는 완벽한 자신감으로 타석에 설 수 있다. 올 시즌 국내 최고 거포로 확실히 자리잡고 있는 박병호(27, 넥센 히어로즈)는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특히 강했다.
박병호는 지난 29일 목동 두산전에 팀의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1회 선제 결승 투런에 이어 3회 중월 쐐기 스리런으로 연타석포를 날린 뒤 그것도 모자라 7회 좌월 투런으로 3홈런 7타점 원맨쇼를 펼쳤다. 박병호의 1경기 3홈런 작렬은 올 시즌 처음이자 지난해 8월1일 문학 SK전 3홈런 4타점에 이어 데뷔 후 두 번째다. 박병호의 시즌 성적은 3할2푼2리 36홈런 112타점(29일 현재)이 되었고 팀은 11-6으로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 직행을 향해 다가섰다.
2005년 LG의 1차 지명으로 입단했으나 오랫동안 제 위력을 발산하지 못하던 박병호는 2011년 7월 넥센으로 이적한 뒤 이적 첫 시즌 후반기 가능성을 비춘 뒤 이듬해 부동의 4번 타자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박병호가 넥센 4번 타자로 입지를 탄탄히 하는 데 두산 투수진이 본의 아니게 큰 공헌을 했음을 주목할 만 하다.

2011시즌 LG 시절까지 합쳐 66경기 2할5푼4리 13홈런 31타점을 기록한 박병호는 넥센 이적 이후 51경기 2할6푼5리 12홈런 28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이 중 두산전 7경기 성적은 무려 5할8푼3리(24타수 14안타) 3홈런 7타점. 두산전 성적을 제외한 넥센 이적 후 박병호의 2011년 성적은 2할1푼7리 9홈런 21타점으로 LG 시절과 비교했을 때 별다른 차이가 없다. 박병호가 1군 무대에서의 자신감을 심을 수 있던 데는 두산전 호성적이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홈런(31홈런)-타점(105타점) 타이틀을 석권하며 최우수선수(MVP) 영광까지 안았던 박병호의 두산전 성적은 3할5푼9리(64타수 23안타) 2홈런 7타점으로 여전히 뛰어났다. 예상 외로 홈런은 많은 편이 아니었으나 밀어쳐서도 좋은 타구를 양산하는 등 스프레이 히터로도 가능성을 비췄던 박병호다. 그리고 올 시즌 박병호의 두산전 성적은 4할(55타수 22안타) 5홈런 21타점이다. 3홈런 7타점을 한 경기서 몰아치며 좋았던 상대 성적이 더 좋아졌다.
기록 뿐만 아니라 과정도 좋았다. 지난해 박병호는 성남고 2년 선배이기도 한 두산 우완 선발 노경은을 상대로 14타수 4안타(2할8푼6리)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박병호는 “경은 선배의 포크볼에 자주 당했다”라고 기억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9타수 4안타(4할4푼4리)로 킬러가 되었다. 특히 3회말 2사 1,2루서 중월 쐐기 스리런을 때려낸 과정이 굉장히 좋았다.
두 개의 볼을 골라낸 박병호는 3구 째 인코스 스트라이크에 이어 4구 째 높은 유인구에 헛스윙하며 볼카운트 2-2로 불리한 입장이 되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상대 선발 노경은과 포수 양의지의 볼배합이 잘 맞아 떨어졌다. 다음 공으로 예상하기 쉬운 것은 노경은의 포크볼 혹은 커브 유인구인데 둘은 궤적이 다른 공들이다. 박병호는 종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이 아닌 7시 방향 커브를 노리고 들어갔고 마침 커브가 낮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박병호의 배트를 피하지 못했다.
경기 후 박병호는 홈런에 대해 “볼카운트를 보고 노림수를 가져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스스로 쫓겨 유인구에 헛스윙 삼진 당하기 일쑤였던 그 박병호는 이제 사라진 지 오래. 올 시즌 박병호는 94개의 삼진을 당했으나 98개의 사사구를 함께 얻어내며 출루율 4할3푼7리로 전체 1위다. 거포로서 파괴력 뿐만 아니라 후속 타자에게 찬스를 제공하는 생산 능력도 발군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상대 투수가 자신을 두려워 한다는 점을 인식한 뒤 박병호는 더욱 영리한 거포가 되었다.
특히 넥센 입장에서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다시 만날 수 있는 상대팀 중 하나다. 그 두산을 상대로 가장 강력한 무기 박병호를 지녔다는 점. 이는 넥센이 기싸움에서 이기고 들어갈 수 있는 커다란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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