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르포③] 붙잡아 두지 않는 에너지는 유한하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3.09.30 08: 32

토요타자동차는 ‘201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2015년 수소 연료 하이브리드 차량(Fuel Cell Hybrid Vehicle, FCHV)을 출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수소 연료는 차세대 에너지로서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수소 연료는 유해성분의 방출이 없고 휘발유와 디젤 파워트레인에 결줄만한 드라이빙 범위와 성능을 갖고 있다. 2015년에 출시 될 수소 하이브리드 차량은 한번 충전으로 700~800km를 운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왜 토요타는 ‘수소전지 차’가 아닌 ‘수소 하이브리드 차’를 선택했을까? ‘수소 하이브리드’도 기본적으로는 수소전지 개발이 완료 돼야 하고,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야 가능하다. 두 조건이 전제되는 것이라면 굳이 ‘하이브리드’가 아닌, ‘전면 수소차’로 가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러나 토요타자동차가 생각하는 친환경 에너지는 단순 논리로 접근할 성질의 것이 못 되었다. 아무리 풍부하고 좋은 에너지라고 할 지라도 그것을 붙잡아 두지 않으면 결국은 유한하기 마련이다. 풍부한 에너지일지라도 아껴 쓰고 다시 쓸 수 있다면 그만큼 ‘친환경’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토요타가 추구하는 ‘하이브리드’는 유실 되는 에너지를 최소화 하고 모아 쓰고 다시 쓰는 환경을 만드는 시스템이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정신은 비단 자동차에 한정 돼 있지 않았다.
토요타 시의 중심가인 모토시로쪼 지역에는 ‘에코 풀 타운’이라는 미래 도시 모형이 만들어져 운용 되고 있다. 이 타운은 0.7헥타르의 적은 면적이기는 하지만 그 안을 수소연료 버스가 오가고 초소형 전기자동차나 전동 바이크, 전동 어시스트 자전거를 대여해 운행하고 있으며 태양열로 관리 되는 스마트하우스가 있다.
 
여기서 특히 눈여겨볼 만한 시설이 ‘스마트하우스’였다. 스마트하우스에는 토요타자동차가 추구하는 친환경 패밀리 라이프가 집약 돼 있었다.
에너지의 시작은 태양열이었다. 지붕에 설치 된 태양열 패널을 통해 전기를 생산해 가정 내 난방과 냉방, 그리고 각종 가전제품을 가동하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낮 시간 동안 생산 돼 사용하고 남은 전기는 에너지 축전장치에 쌓인다. 스마트하우스의 뒤뜰에는 대용량 축전지가 비치 돼 있어 야간이나 날이 흐린 날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모아 둔다.
스마트하우스에서 또 하나 큰 구실을 하는 게 있다. 바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 차는 태양열에서 생산 된 전기로 바로 충전을 하거나 축전지에 모아진 전기를 이용해 에너지를 채운다. 이렇게 모아진 에너지는 전기차를 운행하는 동력이 된다. 올 하반기 국내 도입 예정인 ‘프리우스 플러인 하이브리드’는 한번 충전으로 26km 거리를 전기의 힘만으로 운행할 수 있다.
 
잘 충전 된 하이브리드 차량은 거꾸로 스마트하우스의 에너지원이 되기도 한다. 정전으로 전기회사의 공급이 끊어지고 가정용 축전지도 방전이 돼 에너지가 바닥 난 야간, 거꾸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전기를 빼서 가정용 전원으로 활용할 수가 있다.
2015년 출시 될 토요타의 수소 연료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전량을 충전하면 일반 가정에서 5일을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충전장치가 된다고 한다.
토요타자동차가 ‘하이브리드’를 고집하는 이유가 여기서 설명이 된다. ‘토요타의 숲’에서 출발해 ‘스마트 하우스’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보면 ‘하이브리드’는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친환경 미래 사회를 지향하는 토요타자동차의 3대 축에는 ‘순환형 사회의 구축’이 두 번째로 자리잡고 있다. 모든 자원은 유한하다는 전제 아래 자원을 절약하고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절감(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의 3R이 핵심 실천요강으로 제시 된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기본 정신 또한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다. 달리던 차량을 정시시킬 때 소멸 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만들어 그것을 전지에 충전하는 게 ‘하이브리드’이기 때문이다.
나카이 히사시 토요타 홍보부 기술홍보 총괄은 에코 풀 타운 세미나에서 “토요타자동차는 2015년까지 18개 모델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인데 9월에 풀체인지 모델로 크라운 마제스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나머지 17개 모델에는 완전히 새로운 모델도 있고 기존 모델의 풀체인지도 있으며 전혀 새로운 콘셉트의 모델도 있다”고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을 밝혔다.
‘토요타의 숲’에서 출발한 ‘하이브리드’는 ‘스마트 하우스’에서 완결이 됐다. 토요타자동차가 ‘수소 연료 차량’으로 직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소 연료 하이브리드’를 지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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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풀 타운에 설치 된 ‘스마트 하우스’. 태양열 지붕 패널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그리고 전기차가 한 세트를 이루고 있다. 가운데 에코풀 타운에서 수소 연료를 주입하고 있는 모습. 그 아래로 에코풀 타운에 실제 운용되고 있는 수소 연료 버스와 수소 스테이션에 비치 된 수소 충전 장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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