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은퇴하고 싶은 꿈은 변함없다".
한화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3)의 한국 무대 3번째 시즌이 끝나간다.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을 보낸 바티스타의 성적은 28경기 6승7패 평균자책점 4.36. 시즌 첫 12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3.68로 활약했지만, 이후 16경기에서는 1승2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치고 있다.
바티스타는 "풀타임 선발로는 첫 시즌이고,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에 대해 많이 느꼈다"며 "시즌이 끝나면 컨디션 조절을 잘 하겠다. 지금 몸이 많이 피로한 만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준비 과정에서도 변화를 줄 생각이다. 작년에는 투구 훈련량이 많았는데 올해는 웨이트 훈련으로 몸을 잘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바티스타는 당연히 내년에도 한화에서 뛰길 바라고 있다. 더 나아가 선수생활 자체를 한국에서 마무리하고 싶은 게 바티스타의 진심이다. 그는 "한국에서 은퇴하고 싶은 생각에는 변함 없다. 지금 생활이 좋다. 이곳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다면 내 자신에게도 만족스럽고 자랑스러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바티스타가 한국야구를 사랑하는 건 인간적인 매력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는 재미있고 유쾌한 선수들이 많다. 한화 뿐만 아니라 다른팀 선수들도 친절하기에 즐겁게 지낼 수 있다. 이것이 미국야구와 가장 다른 한국야구의 매력이고, 내가 한국야구를 최고라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대전 삼성전에 한국야구를 생각하는 바티스타의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당시 바티스타는 4회 박석민에게 머리 쪽으로 향하는 공을 던졌다. 박석민이 3루 땅볼을 치고 덕아웃으로 들어갈 때 바티스타는 직접 "미안해 박석민"이라고 한국말로 사과했고, 박석민도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였다.
바티스타는 "의도치 않게 위험한 공을 던져 나도 놀랐다. 미안한 마음에 박석민에게 사과를 하고 싶었다. 박석민은 정말 즐거운 선수"라며 "미국에서는 위협구를 많이 던진다. 홈런을 맞은 선수에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한화에 대한 애정도 변함없다. 그는 "우리팀 성적이 좋지 않지만 분명 잠재력있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동료들이 내 머리를 잡아당기며 괴롭히기도 하지만 나를 좋아해서 그러는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웃어보였다. 한국의 정서와 아주 잘 맞는다.
그러나 과연 내년에도 바티스타를 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재계약 불가 쪽으로 무게가 점점 기우는 분위기. 선발투수로서 내구성에 문제를 드러냈고, 구위도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29일 광주 KIA전에서 한국 데뷔 후 개인 최다 7볼넷으로 자멸하다시피했다. "한국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바티스타의 꿈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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