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웠던 나진 소드의 대단한 도전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3.09.30 06: 13

아쉽지만 진정 대단한 도전이었다.
'영웅' 박정석(30) 감독이 이끄는 나진 블랙 소드가 열흘 간의 위대한 여정을 마쳤다. 나진 소드는 이번 대회에 나설 때만해도 올초 '롤챔스' 윈터 시즌 이후 '막눈' 윤하운의 이탈과 팀의 리빌딩 등을 통해 약체라고 평가받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8강 관문을 넘어 올드 LOL 팬들의 심금을 울렸던 나진 소드는 결승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됐지만 그래도 진한 감동을 남기면서 내년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2년 연속 참가팀이었던 나진 소드는 사실 '롤드컵' 참가도 불확실한 팀이었다. '롤챔스' 윈터 우승으로 일찌감치 400점을 확보하면서 출전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스프링'과 '서머'에서 계속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하부리그인 NLB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계속 하락세였던 탓에 '롤드컵' 진출을 예감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시드 1번을 확정하고 나서 2주 남짓한 짧은 시간에 나진 소드는 몰라보게 강해지면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 지역 시드로 나섰던 '롤드컵' 8강 1세트 만에 해도 긴장감이 풀리지 않아 겜벳게이밍 벤큐에 완패를 당하면서 삼성 오존에 이어 두번째 제물이 되는 분위기였다.
긴장이 풀린 2세트부터 팀특유의 공격성이 십분 발휘되면서 승리, 곧바로 상승세를 타면서 3세트도 따내면서 4강 진출의 기염을 토했다. 지난대회 8강 탈락의 한을 풀고 삼성 오존의 설욕을 제대로 하면서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올렸던 것. 여기까지만 해도 기존 나진 소드를 생각한다면 기대 이상의 대성공이었다. 비록 SK텔레콤 T1과 4강전서 아쉽게 2-3으로 패했지만 나진 소드는 결코 다른 팀들이 얕볼 수 없게 됐을 만큼 약체에서 당당히 세계적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나진 소드 이번 롤드컵 4강행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다. 사실 1년 이상 손발을 맞추던 팀체제를 개편하거나 LOL게임 특성상 포지션을 바꾼다는 것은 정말 굉장한 도전이다. 이런 두가지 어려움을 나진 소드는 완벽하게 풀어냈다.
나진소드는 지난 NLB결승전부터 중단 붙박이였던 '쏭' 김상수 대신 '나그네' 김상문을 기용했다. '정글러' 출신인 김상문은 나날이 기량이 일취월장하면서 나진 소드의 롤드컵 '키맨' 역할을 톡톡히 감당했다. SK텔레콤에 패했던 4강전서도 '페이커' 이상혁과 긴장감 넘치는 접전을 연출하면서 톱클래스로 인정 받았다.
나진 e엠파이어 게임단주인 이석진 나진산업 대표의 통큰 지원도 나진 소드의 '롤드컵' 4강행의 디딤돌이 됐다. 이석진 대표는 한국 1번 시드 자격으로 '롤드컵'에 나서는 소드 뿐만 아니라 최상의 경기력을 위해 나진 실드까지 자비로 이번 '롤드컵' 참관을 결정하기도 했다. '롤드컵' 기간 내에는 따로 스크림을 하지 않았지만 '모쿠자' 김대웅 코치를 비롯해 나진 실드 팀원 전원이 상대방의 전략을 분석하면서 나진 소드의 4강행에 큰 도움을 줬다.
나진 소드는 아깝게 결승행 티켓은 놓쳤지만 앞으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소중한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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