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2013년 정규시즌을 보낸 류현진(26, LA 다저스)과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가 이제 잠시 감상을 접어두고 가을잔치에 돌입한다. 두 선수의 활약상이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류현진과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올 시즌 최종일이었던 30일(이하 한국시간) 나란히 출장해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류현진은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추신수는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 나서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교체됐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기록은 큰 의미가 없었다. 류현진은 이날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마지막 시험등판을 가졌다. 컨디션 조절 차원이 컸다. 4이닝만을 던지고 내려간 이유다. 신시내티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추신수도 2타석을 소화한 뒤 교체됐다. 역시 안배 차원이었다.

두 선수의 2013년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비록 최종전에서 15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을 잡는 데 실패했지만 류현진은 14승과 3.0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예상을 뛰어 넘는 루키 시즌을 보냈다.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라는 쿠바 출신 괴물들이 없었다면 능히 신인왕에도 도전해 볼 수 있었던 성적이었다. 팀이 어려웠던 시즌 초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분투했던 것도 강한 인상을 심었다.
추신수는 출루머신의 위용을 과시하며 출루에 관한 기록들을 세워 나갔다. 올 시즌 154경기에 출장, 타율 2할8푼5리와 4할2푼3리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리드오프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출루율은 팀 동료 조이 보토에 이어 내셔널리그 2위에 올랐다. 그 외 보토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와 함께 300출루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20홈런-20도루는 물론 100볼넷과 100득점까지 모두 잡은 리그 두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엄청난 활약이었다.
이제 두 선수는 포스트시즌을 겨냥한다. 신시내티는 오는 2일 피츠버그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벌인다. 승리하면 내셔널리그 승률 1위를 기록한 또 하나의 중부지구팀 세인트루이스와 디비전시리즈를 갖게 된다. 내서널리그 승률 3위인 다저스도 오는 4일 2위 애틀랜타와 원정에서 디비전시리즈 1차전을 갖는다. 두 팀이 순조롭게 항해한다는 가정이라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의 맞대결도 기대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인 류현진은 당연히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다. 한국프로야구 시절에도 소속팀 한화가 하위권에 머무는 바람에 프로 초창기 외에는 역시 가을무대를 밟지 못했다. 추신수 역시 메이저리그에서의 포스트시즌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트시즌에 대한 낯설음을 정규시즌의 기세로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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