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6)이 아시아 투수로는 노모 히데오에 이어 손에 꼽을 만한 최상급 루키 시즌을 보냈다.
류현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시즌 최종전에 선발등판, 4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다저스의 1-2 패배와 함께 시즌 8패(14승)째를 당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3.00으로 데뷔 첫 해를 마쳤다.
이로써 류현진은 올해 30경기에서 192이닝을 던지며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 탈삼진 154개를 기록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 신인 투수 중 가장 많은 승리와 함께 투구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에서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2.19)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역대 아시아 투수들의 루키 시즌과 비교해도 류현진의 성적은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1995년 노모와 2012년 다르빗슈 유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1995년 다저스에서 데뷔한 노모는 그해 28경기에서 13승6패 평균자책점 2.54 탈삼진 236개로 '토네이도' 열풍을 일으키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올스타전 출전에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4위에 오르며 아시아 야구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놓았다.
당시 노모와 비교할 때 류현진은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에서 많이 뒤지지만, 승수와 투구 이닝에서 아주 근소하게 우위를 점했다. 물론 무려 3차례 완봉승을 거두며 탈삼진 타이틀을 따낸 노모의 센세이셔널한 활약에 비할 바는 되지 못하지만 나머지 아시아 투수들의 루키 시즌과 비교하면 류현진의 성적이 분명 돋보인다.
2002년 다저스에서 데뷔한 이시이 가즈히사는 28경기에서 154이닝 14승10패 평균자책점 4.27 탈삼진 143개를 기록했다. 승수만 류현진과 같을 뿐 모든 기록에서 뒤졌다. 2007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한 마쓰자카 다이스케(뉴욕 메츠)는 32경기에서 204⅔이닝 15승12패 평균자책점 4.40 탈삼진 201개를 기록했다. 승수를 비롯해 평균자책점-탈삼진에서 류현진을 앞섰지만, 무려 4점대 중반에 육박하는 평균자책점이 아쉬웠다.
2008년 다저스에서 데뷔한 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스)도 첫 해에는 31경기에서 183⅓이닝 9승10패 평균자책점 3.73 탈삼진 116개로 적응기를 보냈었다. 2012년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등장한 이와쿠마 히사시도 선발과 중간에서 30경기 125⅓이닝 9승5패 평균자책점 3.16 탈삼진 101개에 만족해야 했다.
201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첫 발을 내딛은 다르빗슈 유는 실질적으로 노모 이후 데뷔 첫 해 최고 성적을 낸 아시아 투수. 29경기에서 191⅓이닝을 소화하며 16승9패 평균자책점 3.90 탈삼진 221개 기록하며 올스타 발탁과 함께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9위에 올랐다. 아시아 투수 데뷔 첫 해 최다승을 올렸지만 투구이닝과 평균자책점에서는 올해 류현진이 근소한 우위였다. 같은 해 데뷔한 대만인 투수 천웨인(볼티모어)도 32경기 192⅔이닝 12승11패 평균자책점 4.02 탈삼진 154개로 투구이닝에서 조금 더 앞선 것을 제외하면 올해 류현진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타격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류현진의 전체적인 성적은 노모에 이어 최상급 수준이다. 특히 한국인 투수로는 독보적인 루키 시즌으로 한국프로야구의 위상을 한껏 높였다. 박찬호·김병현·서재응·김선우 등은 모두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온 유망주였지만,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직행한 신인으로 데뷔 첫 해부터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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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