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사상 최고의 명승부를 펼친 삼성-LG의 대결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3.09.30 09: 05

삼성과 LG의 9월 29일 올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은 접전 끝에 트윈스가 7-5로 역전승을 거두고 맞대결 성적 9승7패로 마감했습니다.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는 경기는 지난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이었습니다.
당시 엎치락 뒤치락하던 경기가 3점차로 벌어져 승부가 기울어지자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는 경기 종료 직전 자리를 떴습니다.

2002년 11월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 역전-재역전을 거둡하던 경기는 6회초 LG가 조인성과 김재현이 적시타를 때려 3점을 뽑아 7-5로 역전 시키고 다시 8회초 최동수와 조인성이 적시타를 날려 9-5로 달아났습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양팀의 시리즈 전적은 3승3패로 다음 날 대구구장에서 최종전을 거행키로 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은 8회말 김한수의 희생플라이로 한점을 따라 붙었습니다.
그리고 9회말 선두타자 김재걸이 중월 2루타로 나가고 강동우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브리또가 볼넷을 골라 1사 1, 2루.
여기서 이 해 47개의 아치를 그린 이승엽은 마무리 이상훈의 낮은 슬라이더를 때려 극적으로 동점 우월 스리런을 기록했습니다.
LG 김성근 감독은 이에 최원호를 등판 시켰습니다.
앞타석에서 2안타를 때려 타격감이 좋은 마해영은 최원호의 세번째 바깥쪽 직구를 그대로 통타, 우월 끝내기 홈런을 날려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삼성은 1985년 전후기 리그 통합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없이 패권을 차지한 적은 있으나 정작 시리즈에서는 6차례나 실패했습니다.
LG와도 90년에 대결했지만 4전전패로 물러난 전력이 있어 이날 그 아픔을 씻은 셈입니다.
구장 밖에서 막 숙소로 돌아가려던 박 총재는 다시 구장을 부리나케 찾아와 최종 시상식을 주관했습니다.
2001년부터 삼성을 지휘한 김응룡 감독은 LG가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시리즈 내내 드라마틱하게 추격하자 김성근 감독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야구의 신 같은 친구”라고 칭찬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김성근 감독에게 처음으로 붙인 ‘야신’이란 이 호칭이 거꾸로는 야신을 이긴 김응룡 감독 자신을 높게 평가하라는 이야기가 맞을 듯 싶습니다.
양팀의 불꽃튀는 방망이 대결은 과거 LG의 전신인 MBC 청룡 시절부터 유명합니다.
매년 성적으로는 삼성이 대부분 우위에 섰으나 프로야구가 출범한 원년 OB와 삼성이 코리안시리즈에 진출하고 추격전을 펼쳤는데 MBC는 후기리그에서 삼성과 각축전을 펼치다가 탈락했습니다.
지난 해는 삼성이 14승5패로 LG를 압도한데 비해 올해 대등한 성적을 내자 트윈스 선수들은 “작년의 삼성이 아니다. 올해는 해볼만하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이들의 남은 경기와 포스트시즌 대결이 흥미롭습니다.
이들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것은 준플레이오프는 한차례도 없고 86년부터 시작된 플레이오프에서는이들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것은 준플레이오프는 한차례도 없고 86년부터 시작된 플레이오프에서는 93년(삼성 3승2패), 97년(LG 3승2패), 98년(LG 3승1패) 세번입니다.
한국시리즈는 LG가 MBC를 인수한 첫 해인 90년(LG 4승무패)과 2002년(삼성 4승2패) 두차례 대결했습니다.
양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올해 세번째로 만날 수 있을 지는 3위 넥센의 기세가 상당해 어찌될 지는 미지수이지만 만일 다시 대결한다면 또 한번의 명승부가 연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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