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완 투수 윤성환(32)이 실질적인 에이스의 면모를 발휘하며 위기의 팀을 지켰다.
윤성환은 3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삼성의 9-2 대승을 이끌었다. 최근 삼성의 3연패를 끊는 의미있는 역투였다.
시즌 13승(8패)째를 거둔 윤성환은 최근 4연승을 내달리며 평균자책점도 3.35에서 3.27로 낮췄다. 팀 내 최다 17차례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선발투수 중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으로 실질적인 에이스의 면모를 다시 확인시켰다.

삼성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런 경기였다. 29일 잠실 LG전에서 역전패를 당하는 바람에 2위 LG에 반경기차 쫓기는 1위로 위기에 처했다. 만약 이날 삼성이 한화에 덜미를 잡히고, LG가 두산을 잡으면 1~2위가 다시 뒤바뀔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삼성에는 윤성환이 있었고, 그에게 중요한 순간 패배란 없었다.
윤성환은 1회 김태균을 3루 직구로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가볍게 삼자범퇴로 시작한 뒤 2회 이양기-송광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 몰렸다. 하지만 정현석·김경언을 역시 직구로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3회에도 1사 후 볼넷을 내줬지만 이대수를 직구로 루킹 삼진 잡으며 위기를 극복했다.
4회에도 삼자범퇴 처리한 윤성환은 5회 김경언에게 안타, 고동진에게 2루타를 맞으며 2사 2·3루에 몰렸지만 이대수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다. 6회에도 김태균-이양기를 각각 슬라이더와 직구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삼자범퇴, 무실점 행진을 6회까지 이어갔다.
7회 선두타자 정현석에게 던진 114km 느린 커브가 좌월 솔로 홈런으로 이어지며 첫 실점했지만 이미 삼성이 홈런 4방으로 무려 9점을 올린 뒤였다. 윤성환의 승리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삼성도 귀중한 1승을 추가하며 1위 수성과 함께 매직넘버를 '3'으로 줄였다.
총 투구수는 114개. 최고 142km 직구(66개)에 커브(29개)-슬라이더(18개)-체인지업(1개) 등을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스트라이크 76개와 볼 38개로 비율도 안정적이었다. 윤성환의 진가가 중요한 순간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경기 후 윤성환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매경기가 중요한 상황이다. 냉정을 유지하려 노력했다"며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에 휩싸이면 실수가 나올 수 있다. 평상시대로 던진다는 생각으로 피칭했다"고 밝혔다. 삼성의 실질적 에이스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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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