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일일 사극 ‘제왕의 딸, 수백향’이 지난 30일 첫 방송부터 흥미진진한 전개로 강한 향기를 내뿜었다.
‘수백향’은 ‘구암 허준’에 이어 MBC가 올해 2번째로 마련한 일일 사극. 백제 무령왕의 딸 수백향의 일대기를 다룬다. 백제국의 파란만장한 가족사와 그들의 처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이다.
이 드라마는 첫 방송에서 수백향(설난, 서현진 분)이 자신의 운명을 훔친 아버지 다른 동생 설희(서우 분)에게 칼을 겨누는 이야기로 인상적인 포문을 열었다. 이후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 수백향의 어머니인 채화(명세빈 분)와 아버지인 무령대왕(이재룡 분)이 남몰래 사랑을 키워가는 과거가 펼쳐졌다. 첫 방송은 채화의 꿈에 무령대왕의 목숨이 위태로운 불길한 기운이 그려지며 비극의 서막이 오를 조짐이 보였다.

앞으로 ‘수백향’은 무령대왕과 채화의 비극적인 사랑, 그로 인해 불거진 채화의 두 딸인 수백향과 설희의 뒤엉킨 운명을 통해 파란만장한 백제사와 안타까운 사랑을 펼칠 예정이다. 일단 ‘수백향’은 일일 드라마답지 않게 첫 방송부터 흥미롭고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고작 30분만 방송됐을 뿐인데, 인물간의 관계가 명확하게 표현되며 이해도를 높였다. ‘구암 허준’과 마찬가지로 ‘수백향’ 역시 어렵지 않은 보기 편한 사극을 지향했다.
그리고 수백향 역의 서현진이 설희 역의 서우에게 핏빛 가득한 칼을 겨누며 시작한 방송은 두 사람의 갈등의 이유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울러 이재룡, 정찬, 명세빈 등 꼬인 운명의 시작을 연기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흡인력을 높였다.
‘수백향’은 2011년 광복절 특집 드라마 ‘절정’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이상엽 PD와 황인영 작가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세련된 연출과 섬세한 필력으로 완성도 높은 사극을 탄생시켰다.
이제 남은 것은 오후 9시대에 사극을 배치하며 시청률을 끌어올리겠다는 MBC의 자존심을 세우는 일. 전작 ‘구암 허준’이 10% 초반대의 시청률까지 기록하며 KBS 1TV ‘9시뉴스’를 압박한 가운데 흥미로운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무장한 ‘수백향’이 MBC 일일 사극에 강한 날개를 달아줄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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